▲낙동강하구의 대표적 겨울철새인 큰고니(백조) 모습. 2017년부터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한때 낙동강 하구를 찾는 고니류는 4000여 마리에 달했지만, 2020년 겨울의 숫자는 1200여 마리에 불과하다.
습지와새들의친구
생물다양성을 자랑하는 부산 낙동강하구의 큰고니, 대모잠자리 서식지 등이 스물두 번째 '이곳만은 지키자'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남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과 세종보 상류 금강 등도 중요한 자연환경이자 유산으로 꼽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내달 제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캠페인 관련 행사를 열어 낙동강하구 백조(큰고니)의 호수와 하늘연못 등 7개의 수상작을 발표한다. 보존 가치에도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선정하는 이 캠페인은 환경부·한국환경기자클럽의 후원으로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23일 언론에 미리 공개된 내용을 보면 부산 대저대교 예정지의 생태계가 수상작의 첫머리를 차지했다. 이곳은 철새도래지로 매년 많은 큰고니가 찾아와 '백조의 호수'로 불리는 공간이다. 인근 하늘연못에는 날개 반점이 바다거북 대모의 등딱지 무늬를 닮은 멸종위기종 대모잠자리가 서식한다.
이에 더해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을 수상단체로 결정한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9년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 작성을 밝혀내고, 이후 60회의 민관 공동 조사를 거쳐 대안 노선을 끌어낸 역할에 주목했다. 낙동강하구 큰고니와 대모잠자리 서식지를 지키려 한 시민행동의 노력을 인정한 것이다.
동시에 대저대교 건설사업의 현주소도 언급했다. 철새 영향 등으로 논란 속에 지난 1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끝낸 부산시는 이날 오전 대저생태공원에서 기공식에 들어간다. 그러나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법적 보전지역을 무력화하는 자치단체와 국가기관의 행태에 우려를 표시한다"며 대안 노선 수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에는 세종보 상류의 금강,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 제주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 등이 함께 포함됐다. 세종보 일대에선 재가동 반대 농성이 이어지고 있고, 지리산과 제주에선 환경훼손 논란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폐광 태백 장성사업소 등도 '이곳만은 지키자' 문화유산 수상작으로 확정됐다. 각각 전쟁 유산, 근대 산업 유산 자료로서의 보전 가치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