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긴급 규탄대회를 열어 전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피해를 입히고 이를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고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에 대해 “윤석열 정권의 전쟁조장, 신북풍몰이다”며 규탄하고 있다.
유성호
군인 출신 집권여당 국회의원과 대통령실 안보실장 간 텔레그램 대화 내용에 야권이 발칵 뒤집혔다.
한기호 :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원식 : "넵. 잘 챙기겠습니다. 오늘 긴급 대책회의 했습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신원식 실장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불쏘시개가 됐다.
"한기호 의원직 사퇴하고, 신원실 안보실장 해임해야"
▲ 박찬대 “한기호·신원식 문자, 히틀러나 할 법한 제안"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신 실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한 상황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한 긴급 규탄대회에서 "이게 개인적 대화로 치부하고 넘길 일인가"라며 "히틀러 같은 전쟁광이나 할 제안을 국회의원이 하고 안보 책임자가 흔쾌히 동의하는 게 정상이냐"고 맹비난했다.
정권 유지를 위한 '북풍몰이' 계략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사주하고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들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악무도한 발상"이라면서 "정권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 생명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희생할 수 있다는 소시오패스적 발상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으니 사퇴하고, 신 실장은 안보를 책임질 자격이 없으니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남북관계 실책을 꼬집었다. 박 의원은 당내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규탄집회에서 "우리나라가 외교를 잘했다면 북한을 친미국가로 만들 능력을 가졌겠지만, 이제는 북한이 친러 국가로 파병까지 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세계 평화를 위해 파병을 즉각 중단하고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한 의원과 신 실장 간 메시지를 '악마의 대화'로 규정하며 비난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운을 한반도로 들여오려는 모의를 하다 발각된 것"이라면서 "심리전 소재로 활용해 남북 간 군사 긴장을 끌어올리자고 안보 책임자와 논의하는 자가 악마가 아니면 뭔가"라고 되물었다.
김 대변인은 또한 한 의원의 지역구가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 점을 부각하며 "접경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으로, 남북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큰 위협에 처할 텐데 그런 데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질타했다.
국민 66% "우크라 대응, 비군사지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