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4년 공개될 한강 작가의 원고가 보관된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고양신문
[고양신문=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10월 말,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가을의 끝자락을 맞이하고 있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북유럽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가을날, 2114년 출간될 한강 작가의 미공개 소설 원고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가 소장된 미래도서관을 찾았다.
2014년 시작한 미래도서관 프로젝트는 오슬로 북부 노르마카 숲에 심은 가문비나무로 100년 후 종이책을 만든다는 프로젝트다. 전 세계 작가 중 1년에 1명씩 100명을 선정해 2114년 출판한다는 계획이다. 한강 작가는 2018년 미래도서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 작가로서는 처음이다.
신발을 벗어야 들어가야 볼 수 있는 '한강 타임캡슐'
미래도서관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후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강 작가의 원고가 타임캡슐로 보관된 미래도서관 '침묵의 방(Silent Room)' 입구엔 '신발을 벗고 들어가라'는 안내문구가 있다. 미래도서관 내부는 원형 모양으로 작고 아늑해서 예닐곱 명이 빙 둘러 앉을 수 있다. 나무 나이테 1층부터 100층까지 층층마다 1개의 유리 서랍이 있다. 90년 후 공개될 미공개 원고가 보관돼 있는 유리 서랍을 열 수는 없지만 서랍 내부에서 나오는 은은한 불빛과 나무 향기가 조화롭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