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능선에서 보이는 풍경빛나는 태양과 풍경을 함께 담기 위해 조리개를 한껏 조였다.
안사을
들머리는 성연주차장이었다. 주차장에서 산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시남산장 방향으로 왼쪽으로 꺾은 후 본격적인 오르막에 오르면 오서정, 정상, 시루봉을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경로였다. 후반부에 이야기하겠지만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길과 실제 길이 달라 하산 직전에 애를 먹었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적당히 땀이 흘렀지만 금세 가을바람이 훔쳐가 버릴 정도로 쾌적한 공기가 걷는 내내 우리 주변을 감쌌다. 이날 등산을 처음 와보는 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그를 위한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산악회(그나그밥)에서 잔뼈가 굵은 아이들은 비가 오나 안개가 끼나 그 자체를 즐기곤 하는데, 처음 하는 산행이라면 탁 트인 풍경 정도는 있어주어야 등산의 묘미를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올라가는 길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군데군데 쌓인 돌탑이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은 당연히 아닐 테고, 오며 가며 간절한 소망을 쌓아 올린 사람의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남학생 둘은 발걸음만 남기고 힘차게 올라가 버렸고, 여학생 둘은 돌탑 앞에 서서 그 마음에 동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