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구름을 뚫고
김대중 대통령은 24일 8.15 평양민족통일대축전 방북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시했으나 임동원 통일부장관을 경질하지 않을 것이며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날 국회에 임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함에 따라 이제 여야대결의 초점이 임장관의 해임에 쏠리게 됐습니다.
김대통령은 이날 통일외교안보분야 장관들과 오찬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반세기 이상 냉전구조 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햇볕정책은 최선의 대안"이라며 "정부는 이를 꾸준히 실천하고 일번 사건을 교훈삼아 치밀하고 부작용없는 남북교류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위법행위를 한 사람과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소수의 돌출행동이 전체적인 효과를 묻히게 했지만 (이번 방북은) 남북간 합의한 내용도 있고 평가할 만한 것도 있다"며 "방북단 대표 등 지도부는 신중했고 일부의 돌출행동을 막으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야흐로 여야는 언론사 세무조사에서 남북관계로 전장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양상은 이른바 '보혁갈등'으로 동일합니다. 그런 양상을 띠는 것은 물론 대선구도를 보혁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집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공동정권의 한 축인 자민련이 캐스팅보우트를 행사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복잡합니다.
이러한 흐름에 김대통령이 쐐기를 박은 것이죠. "남북관계는 건드릴 수 없다", 여야총재회담에서도 이 문제는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오가게 될까요? 직접적으로 돌출행동을 한 사람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강경해질 겁니다. 그리고 타협의 대상이 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하나는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문제, 특히 재벌규제와 관련된 사항이 떠오릅니다.
특히 후자에 관해서는 이미 진념장관이 내비친대로 대폭적인 규제완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정부, 특히 관료들도 바라는 바였기 때문에 '경기부양'의 명분을 내세워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철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임장관을 경질하지 않기로 한 대통령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고 변웅전 자민련 대변인은 "친북세력의 방북을 허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가 북한의 대남통일전략에 이용당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임장관 스스로 자진사퇴하는 것이 국민통합과 남북관계에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모두 강하게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뭔가 얻을 것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 밀어붙일 겁니다. 당연히 보수언론도 한몫을 거들겠죠?
"임동원장관 정책 수행능력 잃었다"(조선일보 사설)
"임장관 물러나는게 옳다"(동아일보 사설)
이 신문들은 내심 성동격서(聲東擊西), 남북관계를 쳐서 언론 쪽에서 양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이겠죠.
한편 기독교, 불교, 원불교, 성균관, 천도교, 천주교 등 7대 종단은 "통일대축전의 성과를 바로 보지 않고 파문을 확대시켜서 정치공세로 활용하는 듯 비쳐져서 염려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7대종단 성명요지
방북단 영장 실질심사 "무리한 법적용" 공방
'8.15 평양 민족통일 대축전'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7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국가보안법 적용의 타당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문제삼은 범민련 연석회의도 정부 관련부처의 권유를 받아들여 강령을 남쪽의 실정법에 맞게 개정한 것인데 이를 '이적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보수언론의 '공안몰이'에 떠밀려 '마녀사냥'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신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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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재회담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23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여권의 신뢰회복을 조건으로 내세운 데 대해 청와대는 24일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광옥 비서실장은 "안동선 최고위원이 발언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함으로써 우리로선 최선의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은 회담제의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것이 온당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철현 대변인은 즉각 "여당과 청와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여당이 영수회담에 뜻이 없다는 의미"라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24일 "국회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언론사 세무조사에 관한 국정조사에 청와대 비서실을 대표해 출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중권대표 출마 표류?
기정사실이 되는 것 같던 김중권 대표의 구로을 재선거 출마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용학대변인은 24일 김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가 끝난 뒤 "김대통령은 공천심사위에서 논의해 당선가능한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지시했다"고만 발표했습니다.
김대표 역시 "김대통령과 거취를 의논했다"며 "다른 좋은 사람을 찾고 가급적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생긴 것은 당선가능성이 의문시되는 가운데 김대표가 나서게 되면 정권에 대한 신임투표로 비화돼 여당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암초에 걸린 현대투신 매각
현대투자신탁증권과 현대증권, 현대투자신탁운용 등 현대 금융계열 3사를 인수하기로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AIG 컨소시엄이 24일 현대증권의 신주(우선주) 발행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원래 AIG는 주당 8940원으로 현대증권의 주식을 4천억원어치 사들이고 현대증권의 대주주로서 그 돈을 다시 현대투자신탁증권에 투자하기로 했었는데요. 현대증권 신주 발행 가격을 7000원으로 낮추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서 사들일 수 있는 주식수를 늘리자는 겁니다.
유지창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현대증권 신주 발행조건은... 양해각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정부는 공식대응을 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이로 인해 계약 자체가 잘못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한다"고 덧붙였습니다.
GM과의 대우차 매각협상, 그리고 AIG와의 현대투신 매각협상이 똑같은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경제의 뇌관을 빨리 제거하고 싶은 정부가 이들 외국 거대기업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조건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죠.
지금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200조-300조인데 1조 1천억원을 동원하지 못해서 한국의 기간산업과 주요 금융기관을 외국에 떠넘긴다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외국 자본에 기대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정부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건 매각조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잘못된 정책 방향입니다.
달러표시 GDP규모, IMF전 수준 회복 못해
24일 통계청이 펴낸 '국제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4754억 달러로 96년의 5200억달러나 97년의 4755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이당 국내총생산도 지난해 9675달러에 이르렀지만 96년의 1만 1417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성장을 거듭해서 96년 GDP가 8165억 달러에서 지난해 1조 800억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지난 95년까지 1.5배 안쪽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배가 넘었습니다.
"재정적자 확대 속 대규모 감세 부적절"
한국조세연구소의 박기백 박사는 2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과 조세재정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대규모의 항구적 감세정책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여야정 경제협의회의를 거쳐 최근 구체적 정책으로 나오고 있는 기업의 법인세 감면, 개인의 소득세 감축에 대한 반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부채는 지난 97년 50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100조8천억원으로 2배 늘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중도 97년 11.1%에서 99년 18.5%, 2000년 19.4%로 상승 추세입니다. 또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발행된 정부보증채 등 우발채무까지 포함하면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37%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사회안전망 확충, 정보인프라 구축 등 재정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섣부른 감세정책을 펴다가는 현재도 악화되고 있는 재전건전성을 급속하게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감세가 경기를 부양시키는 묘책인양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적절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사실 조세감면에 의한 경기부양은 80년대 초 래퍼곡선이라는 (조악한) 이론으로 구체화됐고 미국 공화당이 실천에 옮겼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이 보고서가 우려하는대로 재정적자만 더욱 커졌습니다. 다소 전문적인 얘깁니다만 변동환율제 하에서 국제적 자금이동이 자유로워지면 국내 금융정책은 자율성을 잃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재정정책은 매우 중요해지는데 재정적자가 큰 상태라면 이 정책도 쉽사리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은행 수수료 다음달 줄줄이 인상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한빛·주택·국민·제일은행 등이 9월1일부터 카드 재발급, 통장재발행 수수료 등을 지금보다 최고 네배 올리고, 각종 수수료를 신설합니다.
예금이자율은 낮추고 대출 이자율은 과거 수준을 유지해서 고리대금업을 방불케 하고 있는 은행이 수수료 마저 올려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그 돈으로 부실채권이나 빨리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부부강간죄 명문화 추진
한국여성개발원은 24일 부부 간의 강간죄 명문화 등을 골자로 한 ‘여성 폭력 종합 방지 대책’시안을 발표했습니다.
개발원은 "부부사이라도 한쪽이 원하지 않는 성행위는 강간이라는 사실을 법에 분명히 명문화하도록 했다"고 밝히고 강간죄 대상을 '부녀'에서 '남녀'로 바궈서 청소년 성폭행과 동성간 성폭행 피해자, 여성에 의한 성추행 피해 등 남성 피해자도 보호하도록 했습니다.
또 대책안은 피해자 고소 없이도 성폭행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친고죄를 폐지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천, 안산일대 다이옥신 '비상'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24일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 115개 지점을 대상으로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 몬)의 환경잔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이옥신의 대기중 전국 평균농도가 0.324피코그램(pg·1조분의 1그램)-TEQ/N㎥ 으로 지난 99년의 0.425pg보다 0.101pg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022pg에 비해서는 여전히 50% 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인천과 경기도 안산, 시흥 등 수도권 일보지역은 대기중 다이옥신 농도가 기준치를 크게 넘어섰고 수질과 토양의 다이옥신 농도도 지난 99년에 비해 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다이옥신은 산업쓰레기등을 부적정한 온도로 태울 때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고 환경호르몬은 내분기계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해 생식이상, 기형, 각종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입니다.
대한매일의 보도입니다.
오늘의 기획기사
중앙일보는 저금리, 증시침체, 불황 상황에서 생명보험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기획기사를 1면에 올렸습니다. 고객들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굴릴만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험회사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현재의 상태를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기획기사
정동극장, 청소년 위한 장르별 무용 무대
정동극장이 청소년을 순수무용의 세계로 안내하기 위해 장르별로 '재미있는 춤으로의 여행'을 마련한다는 소식입니다.
관심있는 분은 세계일보의 기사를 읽어 보시죠.
청소년을 위한 무용 무대 (세계일보)
단신
이 외에 증권 투신 보험사 은행 등 금융기관이 98년 이후 올 8월까지 여야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기부한 정치후원금은 114억 5150만원이었는데 이 중 2/3 가량인 77억 7천여만원이 민주당에 가고 한나라당에는 3억 5천여만원만 갔다는 기사(
동아일보 기사 ),
용산에 건립중인 새 박물관 벽면에 실금이 가고 물이 새는 등 부실시공의 징후가 있다는 기사(조선일보),
울산시 공무원들이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0억여원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기사(한국일보),
분당과 일산의 소비성향 비교(대한매일), 재벌2세들이 중고차 사업에 나섰다는 얘기(조선일보), 인천공항에서 100억원대의 '히로뽕'이 무사통과했다는 기사, 사진작가가 찍은 자기 사진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경찰에 고소당한 영화배우 한석규씨 얘기가 눈에 띕니다.
요즘 보기 힘든 흐뭇한 기사로는 결혼 70주년을 맞은 노부부 얘기가 동아일보에 실렸고, 민원처리과정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서울시의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이 세계가 본받을 만한 행정개혁 사례로 타임지에 실렸다는 얘기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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