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멍청함때문에 12일 뉴스브리핑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혹시 자료로 사용하시는 분들 있을까봐 지나간 소식이지만 오늘 올립니다.
이산가족 상봉 연내 재개 합의
지난 달 동안 줄곧 마음 졸이던 이산가족들이 웃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제6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은 11일 제4차 남북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을 이르면 이달 하순, 늦어도 다음달 내에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산가족상봉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금강산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남쪽은 원래 합의한 '서울.평양 교차방문'을 주장했으나 북쪽이 "비상경계태세 상황에서 남쪽지역에는 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금강산을 상봉장소로 수용했습니다.
양쪽은 7차 장관급회담 개최에도 합의했으며 시기와 장소를 놓고 협의를 계속했습니다. 오늘 오전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앞날은 밝지 못합니다. 회담 사흘동안 남쪽의 비상경계를 놓고 팽팽히 맞선 것은 북쪽이 더 이상 빠른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각종 민간사회단체별 교류나 부문별 교류도 중단 상태이고 남북경협은 축소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쪽이 미국의 대테러 전쟁과 관련해서 준 전시 상태의 분위기이고 남쪽도 임기말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어서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WTO 가입
인구 13억, 무역규모 세계 6위인 중국이 드디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습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무역기구 제4차 각료회의에서 142개 회원국들은 중국의 가입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였습니다. 대만 또한 '특별관세지역' 자격으로 WTO,에 가입했습니다.
중국 15년, 대만 11년... 이들이 GATT에 가입을 신청한 후 세계무역질서에 공식적으로 편입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중국언론들은 WTO 가입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일제히 환영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이번 가입을 통해 중국이 21세기 사회주의시장경제체제의 완성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선 세계교역 질서를 주도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우선 중국 자신의 이해관계를 담은 의제를 설정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에 대해서 아시아의 목소리, 선진국에 대해서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하게 되겠죠.
반면 중국은 상품 시장을 빠른 속도로 개방해야 될 뿐 아니라 금융 면에서도 세계경제와 밀접하게 얽혀 들어감으로써 훨씬 더 불안정해질 것은 명확합니다. 이에 따라 <인민일보>가 주장한 시장사회주의 체제, 즉 공산당이 주도하는 질서있는 시장경제화도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토의정서 이행안 타결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최초의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 이행안이 채택 4년만에 최종 타결됐습니다. 이로써 97년에 맺은 교토의정서는 각국의 비준절차를 거쳐 내년 9월 세계환경정상회의 이전에 발효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교토의정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1990년 수준과 비교해 5% 이상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이번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지난 3월 교토의정서를 탈퇴했습니다. 미국 내 중화학공업의 이해를 대변한 것이죠.
한국 대표단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이행방안이 합의됨에 따라 내년 11월 제8차 당사국총회 때부터 한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후속 감축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입니다.
이런 문제가 닥칠 때 우리 정부가 취해온 태도가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진행상황을 보면서 대응방향을 결정하겠다" "다른 나라와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특히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탈퇴했고 일본도 국내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고 있으니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도 틀림없이 나올 겁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지금부터 정부와 산업, 각 기업과 가정 수준에서 가능한 빨리 준비해야 합니다.
굳이 요새 유행하는 말투로 얘기한다면 앞으로 환경기술은 국제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겁니다. 환경기술의 개발, 친환경적 산업의 발전이야말로 중국 등 개도국과의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입니다.
민주 쇄신 특대위 구성
현재 민주당은 총재도 없고 대선 주자도 없습니다. 이들을 뽑기 위해서는 우선 경쟁의 틀과 규칙부터 만들어야겠죠. 전당대회 일정과 당헌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기구'당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가 구성됐습니다.
한광옥 민주당 대표는 11일 특대위 위원장에 조세형 상임고문을 임명하고 간사에 김민석 의원, 그리고 위원에 임채정 김명섭 유재건 김경재 천정배 이창복 송영길 박인상 김희선 박병석 곽치영 의원과 이규정 울산남구위원장을 지명했습니다.
정치에 관심있는 분들을 알겠지만 이번 인선은 호남과 동교동을 최대한 배제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특정 대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인물도 배제됐으며 대신 '중도개혁포럼' 및 쇄신파 의원들이 많이 포함됐습니다.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면에서 이 인선에 대한 당내외의 평가도 좋은 편입니다.
특대위는 무엇보다도 *전당대회 시기 *후보선출방법 *후보-총재 분리 여부 *대의원 수 등 각 대선 예비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울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과연 민주당이 이견을 민주적으로 집약해 내는 능력이 있는지 두고 볼 일입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사회
- 여수벤젠공장에서 20여 년 동안 일해온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숨지자 유족들이 직업성 암 판정을 요구하며 산업재해보험 신청을 했습니다. 숨진 조남현 씨를 진단한 서울중앙병원 쪽은 장기간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취급한 것이 백혈성 발병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민주노총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소속 조합원 3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01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고 구속 노동자 석방과 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을 촉구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정부 노동정책 불신임 총투표'를 실시하는 등 강력한 대정부투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 전국교수노동조합이 10일 오후 서울대에서 120여 명의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수의 노조활동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조합원 교수들에 대한 징계 등 강경대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마찰이 예상됩니다.
"교수노조 출범" (한겨레신문)
- 분당에서는 잡음이 계속 들려옵니다. 경기성남시가 분당새도시 벤처빌딩 건립을 이유로 주차장 터를 업무용 터로 바꾼 뒤 특정업체(SK 컨소시엄)에게 주거용 오피스텔을 짓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구나 시는 이 회사가 분양에 실패할 경우 미분양 오피스텔을 사주기로 하는 특약까지 맺었습니다.
-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를 산불방지기간으로 정하고 국립공원 안 등산로 104곳의 출입을 통제합니다.
국제
- 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이 북부의 요충지인 마자르 이 샤리프를 점령한 데 이어 수보 카불로 진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들어설 아프간 정부의 권력을 각 부족들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북부동맹의 카불점령에 반대했습니다.
경제
- 한나라당은 11일 "정부가 지난해 예산 중 1조 6800억 원을 전용했으며 이 중 6455억 원은 예산회계법을 어긴 불법 전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산 불법전용" (중앙일보)
- 외국인의 우리 땅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건설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중 외국인들이 취득한 토지는 1975만 제곱미터, 1조 5287억 원어치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면적으로는 160%, 금액으로는 804% 각각 증가했습니다. 9월말 현재 외국인이 취득한 토지 면적은 1억 3540만 제곱미터입니다.
- 동아일보는 20개 주요 공기업 사장과 감사 40명 중 무려 90%인 36명이 여권 정치인이나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 관료 및 군출신 등 '낙하산 인사'로 임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지역적으로는 사장의 60%가 호남출신으로 지역편중도 심각합니다.
"공기업 경영진 인사실태" (동아일보)
- 하이닉스반도체는 핵심 반도체 생산설비 4개 팹을 제외한 나머지 설비를 모두 국내외에 매각할 방침입니다. 매각작업이 예정대로 끝나면 하이닉스는 2조 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됩니다.
화제와 미담
- 장준하를 아십니까? 1975년 의문의 실족사를 당한 70년대의 대표적 재야운동가 고 장준하 선생이 사이버공간에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장준하 선생을 만나 보시죠.
장준하선생 홈페이지
- 제주 4.3항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난 '장한 어머니'에게 상을 드립니다. 제주도는 '제주 4.3 장한 어머니상(가칭)'을 마련, 4.3 항쟁 희생자와 유족 중에 난관을 극복한 어머니들을 찾아내 시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칠순이 가까운 할아버지가 매일 밤 10시만 되면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순찰을 도는 이유는? 30년째 빈병이나 휴지를 주워 지금까지 무려 217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 이기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어 보시죠.
"'사랑의 연금술' 30년" (경향신문)
- 이번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돕는 숨은 손의 얘기를 들어 보시죠. 고교시절 부모를 모두 여읜 원희규 씨는 노인정을 지어 노인들을 봉양했습니다.
"노인정 지어 15년째 봉사"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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