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건강보험 대 혼란

등록 2001.12.26 06:40수정 2001.12.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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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도 우리 정치는 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쉬지 않고 일한 결과는 정말 한심합니다.

건강보험 재정 통합 백지화

한나라당은 24일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백지화하는 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통과시켰습니다. 통합을 불과 1주일 앞두고 3분만에, 그것도 통합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김홍신 의원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후 통과시켰습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직장의보와 지역의보의 통합을 1997년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었고 98년에도 "건강보험 통합은 나의 소신"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지역의보의 경우 소득 파악률이 30% 밖에 되지 않아 공평한 보험료 부과가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양쪽이 분리되어 있어야 책임있는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강행 처리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통합을 전제로 정부가 세운 건보재정 안정화대책에 따르면 국가재정의 지역의보의 지원율을 50% 인상하고 여기서 생긴 여유분으로 직장의보의 적자를 메우게 되어 있기 때문에 다시 분리할 경우 또 직장의보가 손해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한나라당의 주장이 완전 분리인지 아니면 통합 유보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신문들에 따르면 어차피 표가 안되는 민주노총의 표는 포기하고 분리론을 주장하는 한국노총과 경총의 표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한나라당의 건강보험 재정 분리법안이 연내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1일부터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건강보험 대혼란" (한겨레신문)


한국일보는 직장인들에 촛점을 맞춰 분리가 되면 직장인들이 또 손해를 본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또 월급쟁이가 봉입니까" (한국일보)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야기하자면 통합론자들은 지역의보의 노인층, 실업자 등 무능력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직장의보와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고 분리론자들은 지역의보의 부유한 자영업자들이 소득신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데 직장인들이 의료비까지 보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건강보험의 취지를 살리는데 동의한다면 일단 통합한 후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는 것이 제대로 된 방향일 겁니다. 사실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은 조세 정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더구나 연간 900만 명 정도가 지역의보와 직장의보를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어서 분리가 과연 국민 일반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또 거의 모든 직장의보 가입자는 은퇴하면 지역의보 가입자가 됩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두세 달 정책을 표류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면 혹시 한나라당의 목표는 국정을 흐트러뜨리는 데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주당 노동시간 47시간 30분

통계청은 25일 '2001년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47시간 30분, 월 평균 임금은 164만 3천 원입니다.

또 생산가능연령 인구 9.4명 당 노인 한명을 부양해야 합니다. 5년 전만 해도 12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면 됐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만큼 노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 통계에서 생산가능연령을 15살에서 64살로 잡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노동자 9명 당 노인 한명 꼴입니다.

또 전체인구의 성비는 101.4명이지만 18살 미만 청소년의 성비는 111.5로 여자 100명당 남자가 11.5%나 더 많았습니다. 앞으로 남자 열명 당 한명은 결혼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노동시간은 더 줄어들고 노인부양 부담은 늘어난다면 사회의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파탄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개개 노동자의 생산성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가야겠죠.

세계일보는 이 통계 중에서 해외이주인구에 주목했군요. 지난 해 해외 이주인구가 1999년보다 21%가 증가해서 1만5307명이었습니다. 특히 취업 목적이민은 58.9%나 증가해서 국내의 심각한 실업사태와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40-50대 실업자 40만 명

통계청이 지난 11월 밝힌 중장년 실업자수는 13만8천 명(실업률 2.4%)입니다. 그렇지만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40-50대 남성의 비경제활동인구수는 지난 11월 현재 58만7천 명으로 외환위기 전보다 무려 54.1%나 증가했습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가 6.5% 증가한 가운데 40-50대의 수치가 이렇게 증가했다는 건 이들중 일부는 실업자 통계에서 빠져 나와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사 시점 기준으로 지난 1주일간 구직 활동을 하지 않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이죠. 노동부는 이런 숫자까지 합치면 이 연령대 실업자 수가 최소 40만 명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노동연구원 금재호 박사는 "노동유연성이 약해 40-50대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한번 이탈되면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2.4%에 불과한 40-50대 남성 실업률 통계는 왜곡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대한매일신문의 보도입니다.

날마다 '끼니걱정' 노인, 청소년 10만 명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정부로부터 점심과 저녁식사를 지원받는 노인과 어린이, 초중고교생이 1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예산으로 점심을 제공받는 65세 이상 노인은 11월말 현재 8만921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미취학어린이 1087명(점심과 저녁), 초중고교생 1만3131명(저녁) 등 1만 4218명이 끼니를 정부지원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분야 관계자들은 "기초생활보장제 적용기준이 엄격해 실제로 형편이 어려운데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사회복지망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일본 정부는 괴선박 침몰 사건과 관련해 현재 해안보안청법 상 영해 안에서만 인정되는 '위해 사격'을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의 시세가 199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30엔 대로 떨어졌습니다. 일부에서는 내년 초에 140엔대까지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유로-달러 환율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스페인, 독일 등 유로화 국가 은행의 대 아르헨티나 대출이 아르헨티나 전체 은행 차입의 56.2%나 된다는 점이 유로화 급락을 불러온 것입니다.

엔저는 우리 수출에 직접 영향을 미쳐서 우리나라의 경제회복을 늦추는 요인이 됩니다. 또 하나.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건 주식시장에 외국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어느 시점에서 불안을 느낀 외국자본이 갑자기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햄버거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팔리는 맥도널드 햄버거의 가격을 조사해서 각국의 생활물가를 비교하는 건데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영국과 페루로 2.89달러이고 한국은 2.41달러로 8위를 차지했습니다.

정치

- 세계일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각종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일단락 되는대로 내년 초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만나 중립내각 구성에 관해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김대통령, '탈정치' 중립내각 검토" (세계일보)

- 서울지검 특수1부는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된 정·관계 인사들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주 중 민주당 김홍일 의원 보좌관, 허인회 위원장쪽 관계자 등이 소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 서울지검 특수3부는 이른바 '윤태식 게이트'와 관련해서 25일, '패스21'의 실질적 소유주인 윤 씨가 30여 차례의 기술 시연회 과정을 통해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및 정치인들과 접촉하면서 주식로비를 벌인 단서를 포착, 수사 중입니다.

경제

- 하이닉스 반도체 박종섭 사장은 25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에 대해 "협상의 구조에 대해 의견이 좁혀졌다"고 밝혀 제휴의 기본 틀에 사실상 합의했음을 시사했습니다.

- 금융감독원은 경영성과와 관계없이 남발되고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의 부여 기준과 절차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 국회 재경위 박봉수 수석전문위원은 25일, 종합소득세율을 소득구간별로 10%씩 일률적으로 내리기로 한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주로 고소득층에 큰 혜택을 주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소득세 과세구간 및 구간별 세율구조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박 위원은 주장했습니다.

"소득세율 일률인하 고소득층에 큰 혜택" (경향신문)

사회

- 연말 비상경계령이 내린 가운데 광주에서 20여 명의 경찰 기동대원들이 만취상태로 패싸움을 벌였습니다. 전남 지방경찰청은 근무규칙을 위반하고 부대 밖에서 술자리를 마련한 중대장 배아무개 경위를 직위해제하는 한편 진상조사를 벌여 관련자를 모두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00년 재난사고(자연재해 제외)는 총 33만 393건으로 인명 피해 44만4천 명, 재산피해 7944억여 원을 냈습니다. 이 중 교통사고가 29만481건으로 전제 재난의 88%를 차지했고 이어서 화재사고가 뒤를 이었습니다.

-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문가 62명과 네티즌 422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10대 히트상품을 선정한 결과 영화 <친구>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사랑과 희망이 담긴 소식

- '고객이 드시는 음식 한 그릇 당 50원을 적립해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업소'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중국음식점에 붙어 있는 글귀입니다. 지난 97년과 98년 잇따라 발생한 동두천 수해 때 수재민들에게 하루 450여 그릇씩 일주일동안 무료로 자장면을 제공하면서 봉사의 기쁨을 알았다는 강준기 씨의 자장면 맛을 한번 보시죠.

"음식 한 그릇에 50원씩 꼬박꼬박 모아요" (한겨레신문)

-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1928년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며 24일 자정으로 마감했습니다. 구세군 안건식 사관은 "불황 때문에 올 목표를 지난해 수준인 17억 원으로 잡았지만 이를 훨씬 초과해서 20억 원 정도가 걷힌 것으로 추산된다"며 "사회의 푸근한 온정이 식지 않았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 부산에는 100년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는데 수영복 입은 산타클로스들이 물놀이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남반구에서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맞기 때문입니다. 두 곳의 크리스마스를 한 눈에 보시죠.

"부산에도 화이트 크리스마스" (동아일보)

"성탄절 물놀이" (중앙일보)

'생애에 이렇게 감격스런 날이 있었나, 이런 날이 마흔의 내 생애 속에 감춰져 있었다는 것이 정말 기뻤습니다.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고 웃으며 신의 곁으로 가겠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양희은 씨의 데뷔 30주년 앨범의 마지막에 실린 '희제엄마'의 '송가' 입니다. 양희은 씨는 이번 앨범을 암으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40세 주부 '희제엄마'의 추모 앨범으로 내면서 "힘겹고 거친 세상을 지친 어깨로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언니와 누이에게 바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양희은 씨의 뜻대로 이 땅의 여성 모두 '희제엄마' 처럼 노래로 위안받기 바랍니다. 또 이런 노래같은 세상을 만들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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