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웨이하이김남희
잠시 후 아저씨들이 내게 묻는다. 결혼은 했느냐? 한국 생활수준이 중국보다 많이 높지 않느냐? 한국에서는 월급을 많이 받지? 한국 여자들은 모두 정말 예쁘다 등등.
내 대답 : 월급을 많이 받아도 물가가 비싸서 그저 그렇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빨라 10년 내에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TV에 나오는 한국 여자들이 예쁜 거지 나같이 생긴 사람이 훨씬 많다.
한국이 아름다운지, 볼만한 곳이 많은지 물으시는데 한국을 소개하는 그림엽서를 안 가져온 게 너무 안타깝다. 아저씨들과 엉터리 중국어로 수다를 떨다가 1시 좀 넘어 나온다. 3시에 퇴근하니 3시까지 놀다가 버스 타고 가라고 붙잡으시는데 걸어서 둘러보겠다고 인사하고 나온다.
호젓하게 숲길을 걸으며 내려와 오화호쯤 오니 또 버스가 빵빵거리며 선다. 하도 자꾸 타라고 해서 이제는 귀찮을 정도다. 탈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그냥 옆으로 비껴 서서 계속 걷는데 자꾸 빵빵거리며 누군가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른다.
점심 때 만난 아저씨들이 퇴근하는 길이다. 아니, 세 시 퇴근이라더니 아직 두 시 반밖에 안 됐는데 벌써 퇴근을? 결국 다시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 오르며 아저씨들께 "오늘 일이 바빴습니까?" 농담을 건넸더니 웃으며 일제히 답하신다. "아주 바빴습니다!"
짐을 맡겨 놓은 즈차와 마을에서 내려 숙소로 들어선다. 이곳에서 수정체 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 반. 단체 관광객들은 이미 다 빠져나가고 길에는 사람이 없다. 그림 같은 풍경을 혼자 즐기며 수정체 마을에 도착. 아이들이 작은 물병을 어깨에 메고 물을 길러 간다. 한쪽에서는 죽마를 타고 노는 아이들이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