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은 국가의 신경이라고 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학교 방송시설은 학교의 모든 통신 수단 중에 가장 위에 서는 중요한 시설이다. 그런데 이 시설이 신통치 못하여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학교가 흔하다.
이러한 학교가 아직도 있다는 것이 이상한 것이 교실의 시설은 최신의 시설로 바뀌었는데 전체를 통솔하여야 하는 학교 방송시설은 아직도 80년대나 90년대 초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 시설을 하는데 우선 순위라는 것이 있어서 뒤로 밀리다 보니 그렇게 되었겠지만, 학교 안에서 방송이 제대로 안되고 이리저리 끌고 다녀야 하는 시설 들, 그리고 아직도 털털거리는 구닥다리 시설을 가지고 쩔쩔매는 학교의 형편은 참으로 아쉬운 모습이다.
전임지에 부임을 하는 날 부임인사를 하다가 앰프가 작동을 멈추어 버려서 기다리다가 어쩔 수 없이 육성으로 인사를 하는 황당한 일을 당하였다. 나중에 학교 앰프를 보니 이미 내구연한을 두 배도 더 넘긴 구닥다리를 가지고 버티고 있었는데, 각 교실에는 프로젝션 TV 까지 배치가 되어 있지만 전체에 방영을 할 수 있는 시설은 없어서 각 교실에서 각기 다른 방송을 듣거나 보고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교육청에 지원요청을 하여서 간신히 시설을 마치고 3원 방송까지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서 무선마이크 등 학교에서 쓸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좁지만 자그마한 방송실까지 마련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부임한 현재의 학교에 오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송실은커녕 교무실 구석에서 방송하는 시설로 달랑 구닥다리 앰프 하나를 놓고 있어서 제대로 방송의 역할을 다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런 형편인 곳이 많다. 교실은 수업현장이므로 우선적으로 시설을 개수하고 보니 교무실에서 전체가 이용할 시설은 미처 마련하지도 못하고 낡은 시설을 그대로 사용해오고 있는 형편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이런 중요 시설이 낡아 사용이 어려운 상태에서 개선의 순서가 뒤로만 밀리는 것은 잘 못 된 일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국가로 말하자면 기반 시설이지 않는가?
더구나 전체적으로 해야하는 시사 교육이라던가, 새로운 국가 시책에 따른 홍보용 등 전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할 시청각자료들이 많이 오고 있지만, 현재의 방송시설의 상태로서는 이것들을 이용할 수조차 없는 게 아닌가? 그래서 상당한 예산을 투여하여 마련한 각종 자료들이 사장되고 홍보되지 못한 채 버려지거나 전시용으로 전락해 버리는 형편이 아닌가?
교육청에서 지원되는 예산으로 하기도 하겠지만, 학교에서 우선 순위를 정해서 이런 방송 설비들을 개선하고 교체해 주어야 학교가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 나도 우선 위험한 시설의 개선, 교체하고 컴퓨터실과 도서실을 마련하느라고 우선 순위가 뒤로 말려 버려서, 아직 교체하지 못한 채 준비만 하고 있지만 이제 우선 순위를 잘 못 잡은 것이 아니었는가 후회도 해본다. 물론 혼자의 결정이 아니다 보니, 이렇게 뒤바뀌고 말았지만 역시 잘 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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