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이 주의 새 책들

<시골은 즐겁다> <한국 현대사 산책> <무슨 꽃이야>

등록 2003.05.23 12:51수정 2003.06.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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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교과서
- 이시백의 <시골은 즐겁다>


<시골은 즐겁다>
<시골은 즐겁다>향연
'시골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허망한 욕심에 사로잡혀 살던 도시의 삶을 버리지 못한다면 시골에 온다한들 행복할 수 있을까?'


답답한 도시에서의 삶에 넌더리를 내며, 농촌으로 돌아가는 '귀농(歸農)의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교과서가 될만한 책이 나왔다. 현재 경기도 남양주군 지둔리 광대울 골짜기에서 즐거운 시골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이시백의 저서 <시골은 즐겁다>(향연)가 바로 그것.

유년과 청년시절 모두를 서울에서 보낸 필자는 우여곡절을 겪은 7년간의 시골생활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시골은 즐겁다>는 '농촌에서의 집짓기'와 '텃밭 일구는 법' '이웃들과 원만하게 교류하기 위한 원칙' '문제없이 시골 땅을 구입하는 노하우'까지를 독자들에게 전수하며, '욕망으로 발기한 도시에서의 삶을 털어 내지 못한다면 시골생활은 결코 즐거울 수 없다'는 따끔한 충고까지 들려주고 있다.

"종로와 명동에서 10대와 20대를 보냈지만 언제나 내 마음 깊은 곳에는 그리운 시골이 있었다"라고 말하는 이시백은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단편 <재회>로 동양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소설가이자, "선생님 사탕 사주세요"라며 떼를 쓰는 순진한 시골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국어교사이기도 하다.

텃밭에서 가꾼 온갖 푸성귀로 저녁상을 마련해 모깃불 피운 마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이씨는 "시골살이는 내게 없는 것을 가지려하는 마음보다 가진 것을 덜어낼 줄 아는 겸손한 마음, 그리고 천천히 살아가는 여유를 일깨워줬다"고 말한다.


'얻지 못할 것'을 얻어내려 아귀다툼의 스트레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학살과 저항의 80년대를 돌아보다
-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인물과사상사
내놓는 책마다 '논쟁'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을 키워드로 1980년대를 돌아보는 책을 냈다.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전4권·인물과사상사).

이 책은 '평화시장(전태일)'과 '궁정동 안가(박정희)'를 핵심어로 1970년대 한국 현대사를 읽어낸 <한국 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의 후속작업이다. 추후에는 1940년대편이 발행될 예정.

이 작업을 위해 강 교수는 10여 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했고, 이를 1만여 개의 주제별 파일로 정리했다. 방대한 자료와 파일이 말해주듯 <한국 현대사 산책>이 담고있는 것은 비단 정치문제만이 아니다.

강준만은 정치는 물론, 외교, 경제, 사회, 스포츠, 대중문화, 언론, 학생운동에 이르기까지 당대를 총괄하는 갖가지 주제로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 현대사 산책- 1980년대편>은 '1980년 5월 계엄령 선포 후 광주는 특전사 군인들에 의해 무참히 유린됐다. 광주학살이란 비극적인 사건으로 막이 오른 80년대를 대체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하나'라는 문제제기로 시작된다.

광주학살로 권좌에 오른 전두환 정권이 추진한 우민화정책과 80년대 내내 진행된 각계각층의 민주화운동, 87년 '6월 항쟁'과 노태우가 주도한 6.29 선언의 허구성 등도 <한국 현대사 산책>에 포함된 내용.

강준만은 저자서문을 통해 '밝은 대로에서 어두운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80년대의 중요한 역사적 현장을 산책'하다보면, '재미와 기쁨과 더불어 분노와 슬픔의 감정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읽히는 분노와 슬픔의 크기는 재미와 기쁨에 비할 바가 아니다. 불행한 시대를 살아온 불행한 국민의 자격지심 탓일 게다. 우리는 언제쯤에야 역사를 절망이 아닌 희망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남과 북의 어린이가 함께 보는 식물도감
- <무슨 꽃이야?>와 <무슨 풀이야?>


<무슨 꽃이야?>
<무슨 꽃이야?>보리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어린이용 식물도감이 출판됐다. <무슨 꽃이야?>와 <무슨 풀이야?>(보리). 두 책은 북한에서 펴낸 <조선식물원색도감 1·2>에서 꽃과 풀만을 모아 새롭게 만들어졌다. "아이들에게 남한뿐 아니라 북한의 식물까지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출판사의 의도.

<조선식물원색도감>을 들고 산이나 식물원을 찾아다녔던 편집자와 남한 학자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책과 실지 식물의 꼼꼼한 대조작업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식물연구회 전의식 명예회장과 국립수목원 박수현 연구원, <야생초 편지>의 저자인 황대권씨 등의 감수도 거쳤다.

<무슨 꽃이야?>와 <무슨 풀이야?>에서 만나는 세밀화는 한 장의 그림 속에 꽃과 열매, 줄기와 뿌리의 생김새까지 담음으로써 식물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깊은 산에 서식하는 풀에서부터 일상적으로 오고가는 학교 운동장에 핀 꽃까지 다양한 식물들을 담아냈다는 것도 책의 장점.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만큼 이전의 식물도감에서 사용된 어려운 한자말도 대폭 한글로 바꿨고,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은 두 이름 모두를 표기했다.

한국 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 1 - 평화시장에서 궁정동까지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002


시골은 즐겁다 - 시골살이의 꿈을 이룬 한 가족의 좌충우돌 전원일기

이시백 지음,
향연, 2003


무슨 꽃이야?

도토리 기획, 전의식 감수,
보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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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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