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산소' 마시는 날

오마이 추천 <주말가족여행> 도심속 휴양림 '홍릉수목원'

등록 2003.06.05 09:00수정 2003.06.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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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벌써부터 날은 푹푹 찌고 가만히 있어도 땀은 비 오듯이 흐르고 점점 더 무기력해 지는 도심의 휴일. 서울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와 고속도로에는 휴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산이나 강을 찾아 도심을 벗어나기 바쁜 모습들이다.

하지만 도로에는 줄지어 서 있는 차들로 내내 지루하게 막히고 기름값은 많이 들고. 하루종일 운전에 놀러갔다 오면 정말 기진맥진해질 수밖에 없는 주말.


과연 도심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롭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은 혹시 없을까? 가족과 함께 갈 수 있는 공간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은 그런 곳!

a 홍릉수목원 입구

홍릉수목원 입구 ⓒ 최승희

정답은 있다! 오늘은 도심 속에서 온 가족이 함께 휴일 여유롭게 산림욕을 하고 편안하게 나무 그늘 아래 쉬었다 올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곳은 다름 아닌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2동에 위치한 홍릉수목원이다.

홍릉수목원은 1922년 서울 홍릉에 임업시험장이 설립되면서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제1세대 수목원으로, 원래 국내 기초 식물 학문분야 발전과 식물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조성한 임업연구원 부속 전문 수목원으로서 매주 일요일마다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a 휴일을 맞아 홍릉수목원을 찾은 사람들

휴일을 맞아 홍릉수목원을 찾은 사람들 ⓒ 최승희

임업연구원 건물을 중심으로 아담하지만 규모 있고 고즈넉한 산길을 따라 조성된 홍능수목원에는 총 157과 2035종의 식물 20여만 개체가 길을 따라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과 함께 오면 자연 학습 및 환경 교육에 아주 좋은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기도 하다.

a 자연학습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자연학습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 최승희

수목원에서 만난 도봉구 자운초등학교 1학년 보람반의 지원이는 생전 처음 보는 엉겅퀴와 애기똥풀같은 재미난 이름의 식물들을 보며 무척 재미있어 했다.


"처음에는요. 아빠랑 엄마한테 놀이공원 같은데 가자고 졸랐거든요. 그런데요. 여기 와서 보니까 처음 보는 식물도 많구요. 공기도 좋고요. 재밌는 볼거리가 많아서 너무 좋아요. 아파트에는 이런 나무나 풀들이 많이 없잖아요."

수목원에는 지원이 말고도 휴일을 맞아 이곳을 찾아온 많은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자연학습에 여념이 없었고 홍릉 수목원측에서 일요일마다 개최하는 숲속 교실 강좌도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었다.


a 홍릉 터와 어정

홍릉 터와 어정 ⓒ 최승희

원래 홍릉수목원은 조선왕조 고종의 왕비인 명성황후의 능(1897년)인 '홍릉'이 있었던 곳이어서 '홍릉수목원'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능이 경기도 금곡으로 이장되어 현재 수목원에는 그 터만이 표시되어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홍릉수목원은 자연학습과 함께 아이들에게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국치의 역사까지도 함께 교육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장점을 지니고 있는 '역사 수목원'이다.

a 수목원 풍경

수목원 풍경 ⓒ 최승희

홍릉수목원은 특히 우리나라의 사계절마다 모두 독특한 느낌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으로 봄에는 진달래, 개나리 등의 봄꽃 잔치로, 여름에는 작은 산길의 정취와 계곡 그리고 어우러진 푸르른 녹음이 도심 속에서 피로에 찌든 몸을 시원하게 정화시켜주고 있다. 특히나 6월에는 그 녹음이 시작되는 달이어서 꼭 한번 들려보아야 할 때라고 수목원 관계자가 귀띔을 해주었다.

a 산림과학관 들어가는 입구

산림과학관 들어가는 입구 ⓒ 최승희

수목원은 정문으로 들어가 오른편으로 시작해 왼편으로 빙그르 돌아나올 때까지 자연스러운 경로를 따라 코스가 정해져 있으며 제1,2수목원은 전나무, 솔송나무들이 대표적인 침엽수림으로 조성되어 있고 제3,4수목원은 고로쇠, 복자기로 대표되는 활엽수림으로 조성되어 있다.

제5수목원은 침엽수, 제6수목원은 초본식물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7수목원은 관목원 중심으로, 제8수목원은 좁은 단풍과 희귀멸종 식물들인 산개나리와 만리화 등을 식재되어 있다.

이밖에 습지식물원, 난대식물원, 조경수원, 약용식물원 등 주제별로 조성되어 있는 테마수목원들도 재미있는 자연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a 산림과학관과 자연 쉼터

산림과학관과 자연 쉼터 ⓒ 최승희

또 하나 아이들과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은 임업연구원 안에 위치한 '산림과학관'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나무와 생태 그리고 서식지와 나무의 활용처들을 자세하게 풀어놓은 자료관으로 아이들이 직접 실물을 보며 산림에 대한 중요성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 산뜻하게 잘 꾸며놓은 곳이다.

보통 정문에서 가까워 수목원 체험을 하기 전에 미리 한번 둘러보는 코스로 찾으면 좋다.

그리고 홍릉수목원에는 곳곳에 시원한 그늘의 벤치가 있어 피곤하면 언제든지 나무 아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주차장이 없어 시민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찾는 곳이니만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지는 않는다.

a 수목원 오솔길을 따라

수목원 오솔길을 따라 ⓒ 최승희

도시락을 마련해 벤치에서 간이식사를 하며 아이들과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오솔길을 걸으며 자연의 내음을 맡는 자녀들. 다정하게 산길을 걸으며 사랑을 키우는 젊은 연인들까지. 일요일 홍릉수목원에서는 푸른 녹음과 함께 사람들의 즐거움도 한껏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숲은 생명이다. 사람들은 숲에서 가장 맑은 기운을 받는다고 한다.
이제 이번 주 일요일에는 도시의 매연 속으로부터, 그리고 자꾸만 삭막해져가는 딱딱한 콘크리트로부터 잠시 일탈해 가족들과 함께 도심 속 작은 자연의 숲, 홍릉수목원에 함께 가보는 것은 어떨까.

홍릉수목원 찾아가는 길


청량리 역에서 한국과학기술원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거나 휘경동에서 홍릉으로 넘어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휴일 주차는 안되며 주소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 2동 207. 대표전화 : 02-961-2651 /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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