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할일은 않으면서 불평을 하는 경우

등록 2003.07.19 11:51수정 2003.07.19 14:21
0
원고료로 응원
자기 역할에 불만인 아이

자기 자신이 할 일은 하지 않고 '남이 하는 일을 자기가 맡았으면 잘 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항상 자기가 게으르거나 자기 할 일을 잘 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늘 자기는 하기 싫은 일, 어려운 일만 맡았기 때문에 잘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거나 그렇게 핑계를 대기 쉽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는 다른 일을 맡긴다고 해서 이번에는 잘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부분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자신이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없이 힘들이지 않고 좋은 성과만을 얻으려는 요행이나 바라거나, 우선 책임을 피해 보려는 생각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세로 하는 일이 제대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성공적으로 잘 될 이유가 없다.

우리 몸 안의 모든 기관들이 각자가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 해낼 때 우리 몸은 언제나 건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맡은 일을 해야할 기관들이 어느 날인가부터 입이 뾰루퉁 해 가지고 불만이 가득하였다.

"난 이게 뭐야 이 무거운 몸을 지탱하면서 걷고 뛰고 하는 힘드는 일을 열심히 하지만, 나중에는 그렇게 힘들게 일하느라고 흘린 땀 때문에 '발 고린내 난다'고 이리 밀리고 저리 몰리고 천대나 받고 있으니 말야."

맨 먼저 발이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들 너도나도 한 마디씩 하기 시작하였다. 어느 누구 하나 불평이 없는 것이 없이 모두들 한 마디씩 분통을 터뜨렸다.

"발이 불평을 하지만 진짜로 힘드는 건 발이 아니라 우리 다리란다. 발이야 다리 밑에 달려서 다리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다니면서 땅바닥에 대기만 하면 되겠지만, 우리 다리야 어디 그런가? 몸 지탱하려 발 달고 다닐라. 거기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발을 다친 적이 얼마나 있나? 대부분이 발이 아닌 다리를 다치지 않나. 원 이거 짜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잖아."


다리가 한마디하자 너도나도 한 마디씩 떠들기 시작하였다.

"난 뭐 편한 줄 아나? 무거운 짐은 언제나 내가 들고 다니지 않나, 위험하고 힘든 일을 도맡지 않나. 가장 귀한 일을 해야 하는 귀한 존재가 손이라고 떠들긴 잘하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맨 먼저 손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인간이 손을 쓸 수 없다면 인간과 동물의 차이가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귀한 존재에게 허구헌날 짐꾼 노릇이나 하라고 하니 이거 참을 수가 있나."


"말도 마라. 내가 보지 않으면 인간들은 언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

이렇게 다리와 눈이 서로 자기가 한 일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다른 누구도 동의를 하려 하지 않고 서로 자기가 한 일이 가장 힘들고 고된 일이어서 억울하다고들 야단들이었다.

"우리 모두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있는데, 전혀 우리처럼 힘든 일을 하지 않은 위는 날마다 맛있는 음식만 먹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거야?"

다리의 이 말에 모두들 다리의 말이 그럴 듯 하다고 생각하였다.

"정말 그래. 우리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고생을 할 때 위는 무얼 하는가? 그냥 가만히 입만 벌리고 기다리고 있다가 맛있는 것이 들어오면 냠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이런 생각을 하니 모두들 너무 억울하고 기가 막혔다. 그래서 온 몸의 각 기관들은 힘을 합쳐서 모두 "우리들도 할 일을 하지 않겠다. 우리에게도 위처럼 맛있는 것을 먹고 편안하게 지내게 해달라"
고 데모를 하였다. 하루가 지나자 모두들 기운이 없어졌다.

"야 ! 기운을 내야지. 벌써 이렇게 기운이 풀리면 어떻게 버티겠니. 자 기운을 내자."

모두들 기운을 차리라고 야단을 했지만, 점점 떨어져 가는 기운은 어디서 억지로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이틀이 되자 이젠 온 몸이 기진맥진하여 말을 할 기운도 없어졌다.

"야 ! 기운 차려 ! 서로 정신을 차리자"고 소리를 질러도 보고,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노력을 하였지만 점점 기운이 없어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러다가 우리 모두 죽는 거 아냐?"
"글쎄 말야. 우리가 이렇게 기운이 없는 것이 뭘 먹지 못 해선 거 같은데 그럼 위에게 맛있는 것을 먹으라고 해야 잖아?"

결국 모두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위야. 어서 맛있는 것을 잔뜩 먹고 어서 기운을 차리게 해 줘"라고 위에게 부탁을 했다.

우리는 흔히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 속의 다른 기관들처럼 불평만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이런 자녀들이 있다면 모두가 자기 몫의 일을 하는 것이 이 사회가 잘 움직이는 길이고 각자가 맡은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단독] 쌍방울 법인카드, 수원지검 앞 연어 식당 결제 확인
  2. 2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3. 3 거짓으로 거짓을 덮는 정권, 국민이 그리 우습나 거짓으로 거짓을 덮는 정권, 국민이 그리 우습나
  4. 4 명태균, 김영선에게 호통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6선... 왜 잡소리냐" 명태균, 김영선에게 호통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6선... 왜 잡소리냐"
  5. 5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