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햄버거로 살 수 없지요

오는 17일 '03 한국 전통식품 가을 큰 나들이' 열린다

등록 2003.11.05 12:12수정 2003.11.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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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햄버거, 콜라 등 패스트푸드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가정의학과 베스트클리닉의 이승남 원장은 “짧고 굵게 살고 싶다면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어라”라는 우스갯 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 원장은 “햄버거 고기에는 모양을 내기 위해 쇠기름(우지:牛脂)을 10%가량 넣고 있어 햄버거 하나에 들어있는 지방성분이 40%나 돼 삼겹살(23%)보다 많고, 게다가 감자튀김과 콜라까지 곁들인 햄버거세트는 우리 한식의 세끼 열량과 맞먹는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어서 “패스트푸드는 부드러워 자연히 빠르게 먹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과식하기 쉬운 식품”이라며 “이 때문에 비만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햄버거에는 맛을 내기 위해 안정제, 유화제 등 수많은 첨가물과 화학조미료를 쓴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이다.

특히, 콜라 등 탄산음료는 사람의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보고가 있다. 특히 박정훈씨가 쓴 베스트셀러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 일본의 오사와 히로시 박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탄산음료에는 비타민이 없고, 비타민이 없으면 당분이 에너지로 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몸 안의 비타민과 칼슘을 마구 쓰게 됩니다. 또 탄산음료에 많이 들어있는 당분이 순간적으로는 혈당을 올리다가 인슐린이 분비되어 갑자기 혈당을 끌어내리게 됩니다.

그러면 혈중에 오히려 당분이 줄어드는 저혈당 상태로 되어 뇌의 조절기능을 잃게 됩니다. 또 뇌의 에너지원은 포도당뿐이어서 저혈당 상태가 되면 몸은 혈당을 올리기 위해 부신피질에서 아드레날린을 많이 방출하는데 이 호르몬은 공격호르몬으로 불리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사와 히로시 박사는 탄산음료가 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일본의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들어오기 전 6달 동안 무엇을 많이 먹었는지 조사한 결과 대부분 탄산음료를 과다하게 마셨다고 한다. 주변의 젊은이들이 신경질적이라면 혹시 탄산음료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은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음이 분명하다.


a '전통음식의 전시'에 출품될 김치

'전통음식의 전시'에 출품될 김치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나는 <오마이뉴스>에 '커피 먹은 장미 3일 만에 시들다', '녹차, 커피, 콜라의 장미꽃 실험 5일'이란 기사를 올려 많은 조회수를 올린 적이 있었다. 그 실험 결과 녹차는 장미가 5일 동안 활짝 피어 있었지만 커피는 3일 만에 쪼그라들고, 콜라는 까맣게 타들어가며, 꽃잎에 구멍이 뚫림과 함께 수면 위에 하얀 거품 같은 것이 떠 있었다. 콜라에 이를 담가놓으면 하루 만에 썩는다는 건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식생활은 어디에서 기인할까? 우리의 전통식품은 쉽게 접하지 못하지만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들은 손만 뻗으면 닿을 정도로 지천에 널려있다. 또 전통식품은 그동안 하나의 문화로, 소극적으로 전승될 뿐이었지만 패스트푸드 등은 다국적기업의 마케팅 공략에 의해 반강제로 먹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따라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런 바람직하지 못한 식생활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식품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여야 하며, 그 전통식품의 맛이 뛰어나고, 건강에 아주 효과적임을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오는 7일(금)부터 8일(토)까지 서울 종로3가 국악의 거리와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에서 농림부의 주최로 열리는 “2003 한국 전통식품 가을 큰 나들이(전통식품 Renewal 大殿)”는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 행사는 각종 전통식품 경연대회 우수 입상작과 청와대 국빈만찬용 떡, 그리고 청와대 대통령 기념품으로 선정된 우수 전통식품 등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여는 것이다.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기념품으로 선정된 전통식품들의 시식회, 각종 전통음식 만들기 무료 체험, 홀로 사는 노인돕기 김장 행사 등을 진행함으로써 젊은이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전통식품의 인식을 새롭게 전해주려 시도한다고 한다.

‘전통음식의 전시’를 살펴보면 먼저 ‘전통음식의 지혜’라는 주제로 매화김치, 꿩김치, 고구마김치 등 50 여종의 각종 발효과학 김치들, 50 여종의 향토음식전, 폐백과 이바지 음식전이 열린다.

그리고 ‘전통음식의 변신’이라는 주제는 떡, 한과, 전통술, “여성에게 좋은 차, 남성에게 좋은 차, 기능성 한방차” 등 전통차와 음료를 전시하며, 삼, 홍삼, 전통식품 대전 입상작과 지리산복분자주, 홍삼절편, 동강더덕주 등 10가지의 대통령 기념품이 선보인다.

전통음식은 그저 보기만 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먹어보고 체험해보아야 맛있든 없든 가려지게 되고, 우리가 늘 즐겨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행사의 백미는 <전통음식 체험마당>이 될지 모른다.

a 꽃바람떡

꽃바람떡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전통음식 체험마당>은 떡메치기 시연, 재미있는 떡들의 이야기 전시, 부침개 지지기와 떡튀기기 체험, 전통다도시연과 차마시기, 술지게미 셔벗(sherbet, 찬과즙음료를 말하며, 샤베트는 잘못된 말이다), 전통주 시연 및 시음회, 대통령 기념품 무료시식 및 시음회를 열게 된다.

또 <정을 나누는 전통음식 > 편에선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김장하기, 외국인 뷰티풀 떡 만들기 무료 체험, 별미 김치 만들기 리플렛 무료 배포 5,000부, 별미 김치 만들기 특강 등을 열어 참가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맛보고 체험하는 귀중한 기회를 주려고 계획한다.

한국의 과거 전통 식품은 크고 푸짐하고 넉넉한 것이 미덕이었지만 현대에는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쉽게 제품을 살 수 있기를 원하며, 아름답고 고품질의 전통식품을 기대하고 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출품된 전통식품이 중, 장년층에나 어울리는 고리타분한 음식이 아니라 가장 과학적이고 세련된 모습으로 서양의 어떤 식품보다 아름답고 우수한 제품으로 개발되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이 행사를 통해 새로운 소비계층을 발굴함으로써 고품질 전통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데 이바지하고, 전통식품 상품의 새로운 소비시장 판로가 개척될 것이라는 큰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행사 참가자들은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부설 <떡. 부엌 살림 박물관>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a 고깔떡

고깔떡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한방에서는 서양밀가루로 만든 각종 빵이나 과자, 국수 등은 찬 성질을 띤 음식이어서 많이 먹으면 장을 차게 하여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체질에 맞는 우리의 전통식품들은 그런 염려가 없을 것이다.

맛과 맵시가 뛰어난 꽃바람떡, 고깔떡 등 정겨운 이름의 떡을 맛보자. 깊어가는 이 가을 햇곡식으로 빚은 각종 우리의 전통음식을 시식하고, 서양음식에 매료된 우리의 마음을 한번 돌려봤으면 좋겠다.

또 태풍 등 큰 시련을 맞은 올해에 이렇게나마 햇곡식 잔치를 벌려보는 것도 다행스런 일이다. 전통식품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농촌 붕괴의 시름을 안고 사는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 모두 추수감사제를 하는 기분으로 이 행사에 참여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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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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