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월튼이 타고 다니던 포드 픽업 트럭. 그는 운전사도 없었고 승용차도 따로 없었다. 개인 항공기를 몰거나 픽업 트럭을 탔다.홍은택
“샘 월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물관에서 월튼의 생전 집무실을 함께 보던 관람객에게 말을 걸었다. 그 역시 그런 신화를 공유하고 있다.
“무에서 시작해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말을 듣고 보니 남부 사투리가 아니다.
“어디서 왔는가.”
“미시간주 앤 아버(Ann Arbor)에서 왔다.”
거기서 여기까지 월마트 1호점을 보러 왔을 리는 없을 테고.
“미 연방환경보호청(EPA) 소속 공무원이다. 환경 문제를 협의하러 왔다가 탑승 시간에 여유가 있어 들렀다.”
그의 이름은 매트 페인. 시리즈 플린트 편에서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교육위원이던 시절 데이비슨시에서 고교를 다닌 사람으로 소개된 바 있다.
“월마트가 한국에도 들어와 있다(한국은 월마트가 진출한 10개국 중 하나다). 월마트가 들어가는 지역마다 주변 상권에 있는 소매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미국도 그렇다. 월마트가 들어가는 곳마다 문닫는 가게들이 속출한다. 월마트가 창출하는 고용보다 없애는 고용이 더 많다는 논란이 있다. ”
“월마트의 방식은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월마트가 하는 대로 따라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렵다. 오로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조도 없애고 임금도 대폭 낮춰야 한다.”
"미국은 이미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월마트식의 자본주의를 견제할 첫 관문은 미국이다. 미국 내에서 견제가 걸리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 견제하기는 더 힘들다.”
“미국에서도 제동을 걸 수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논리대로 움직인다. 누구도 견제 못할 힘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싸게 물건을 사고 싶어하기 때문에 욕하면서도 월마트로 간다.”
대화는 월마트 박물관에서 나누기에 불온한 쪽으로 진행된다.
이 대목에서 페인씨는 혹시 박물관 직원들이 엿들을까봐 둘러보는 시늉하다가 웃음을 짓고 “하지만 그들의 행태가 지속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고 말했다. 월마트가 받고 있는 여러 역풍의 사례를 소개했다.
월마트는 최근 들어 많은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여성 노동자 차별소송이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이 소송의 집단 소송 자격을 인정했다.
그러자 갑자기 월마트의 전·현직 여성 노동자 160만명이 원고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별 기업에 대한 최대 인구의 집단소송이 됐다. 또 불법 이민자 고용에 관한 소송도 걸려 있다.
그러나 소송보다 무서운 역풍은 도시와 공동체의 저항이다. 최근 들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버몬트 주 등에서 월마트 거부 운동이 일고 있다. 과연 월마트의 무엇이 강한 반발을 낳고 있는지 다음 편에 모색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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