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78

두 개의 천뢰탄 (6)

등록 2004.10.08 12:52수정 2004.10.0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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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 이곳으로 오기 전, 인간말종들은 세상을 살 가치가 없으므로 상륙하려는 자들을 모조리 죽이라 명을 내렸네.”
“세, 세상에…!”

단원들은 할 말을 잃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문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 선무곡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가를 잊지는 않았겠지? 따라서 노부는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이일은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네.”

화담의 결연한 표정을 본 단원들 가운데 하나가 나섰다. 그의 얼굴은 무엇 때문인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어르신! 소인들더러 이것을 여기에 놓고 가라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르신은 어찌하시려고…?”
“자네들이 알다시피 이것은 완전한 물건이 아니네. 따라서 누군가가 격발(擊發)을 유도해야 하지. 노부는 이곳에 남아 이것을 격발시킬 것이네.”

“……!”
“이것이 터지면 노부가 제일 먼저 지옥에 가겠지. 허허! 노부가 지옥엘 가지 않으면 누가 가겠는가? 먼저 그곳에 가서 왜문의 인간 말종들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감상할 계획이네.”
“어르신…!”

단원들은 말을 잇지 못하였다. 후손들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지려는 화담의 결연함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 저도 남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도 남겠습니다.”

“하하! 어르신, 어찌 어르신 혼자 그 좋은 구경을 하시려 하십니까? 소인도 지옥에 가서 왜문의 인간 말종들이 지옥에 떨어져 울부짖는 것을 감상하렵니다.”
“핫핫! 맞습니다. 소인도 남겠습니다. 아마 장관, 장관 그런 장관이 없을 겁니다.”


“허허허! 이 사람들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가? 그리는 안 되네. 자네들은 이일 이외에도 임무가 있다는 것을 잊었는가?”
“……?”

“이 물건을 운반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내 어찌 자네들을 불렀겠는가? 이일은 힘만 좋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네.”
“……?”

“자네들은 우리 제세활빈단이 공들여 키운 정예들이네. 그런 자네들을 왜 이곳에 불렀는지 모르는가?”
“그야, 아직 말씀을 안 해주셔서…”

“하하! 특별히 저희들을 아끼셔서 그런 건 아닙니까?”
“잘 듣게. 우리 단원들은 그동안 망언(妄言)을 일삼던 왜문의 악종(惡種)들을 모조리 지옥에 보낸바 있네.”

“예에? 그럼 얼마 전에 있었던 실종 사건들이 모두…?”
“그러네. 단주의 명에 따라 노부가 마땅히 제거할 자들을 제거하도록 한 것이네. 그들은 편안히 죽을 자격조차 없기에 지옥과 같은 고통 속에 죽었을 것이네.”
“……!”

단원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자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에 이 물건을 내려놓은 뒤 자네들은 한 가지 임무를 수행하여야 하네.”
“뭡니까? 그게?”

“조만간 제이차 암흑대전을 획책하였던 전범자(戰犯者)들의 위패를 모아 놓은 신총(神塚)에서 대 폭발이 일어날 것이네.”
“예에? 신총이 폭발한다고요?”

“그렇네. 노부가 그렇게 하도록 명을 내렸네.”
“거긴 왜…? 거긴 죽일 놈들도 없는 곳인데…?”

“그곳은 왜문 놈들에겐 정신적인 지주나 마찬가지인 곳이지. 따라서 그곳이 폭발하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네. 그 혼란을 틈타 간담교토 고이주를 납치한 뒤 선무곡으로 가게.”
“예에…? 고이주를 납치하라고요?”

“그렇네. 놈을 끌고 가거든 해안의 기둥에 묶어 놓고 섬 전체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것은 똑똑히 보게 해주게.”
“……!”

“모든 것이 끝나거든 놈을 죽이되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형벌로 다스리고, 시신을 갈기갈기 찢어 짐승들의 먹이가 되도록 하게. 알겠는가?”
“……!”

단원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화담의 행하려는 일들의 잔인함 때문이 아니라 은혜를 원수로 갚은 자에게 지상최고의 형벌을 내리는 역할을 맡았다는 감격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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