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나비나물은 가을에 피어납니다. '나물'이라는 말이 붙는 식물은 식용 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나비나물도 여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요즘이야 시장에 나가면 제철을 가리지 않고 나물을 구할 수 있지만 야생의 나물은 봄철에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비나물은 다른 나물이 여름 햇살에 뻣뻣해져 먹을 수 없을 때에 여린 순을 내고 가을에 꽃을 피웁니다. 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에 익은 나물이 아닐 때는 조금만 해 와서 시식해 봅니다. 그렇게 시식하고 아무 이상이 없으면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식구들의 식탁에 내놓습니다. 아이들은 나물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빠의 성의를 봐서 먹는 시늉은 합니다.
"아빠, 이거 먹어도 되는 거?"
"그럼, 어제 아빠가 임상 실험했다. 아빠가 먹고 24시간 지났는데 아무 이상 없고, 몸에서는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아빠는 별걸 다 먹어."
우리 아이들을 산야에 풀어 놓고 먹을 것을 찾아 보라면 몇 가지나 찾을 수 있을까요? 항상 슈퍼마켓에서 사먹기만 하는 우리 아이들은 그만큼 자연과 어울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