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79

두 개의 천뢰탄 (7)

등록 2004.10.11 13:19수정 2004.10.11 14:44
0
원고료로 응원
“명심하게. 아주 혼란한 틈이 아니거든 함부로 고이주를 납치하려 하지 말게. 놈을 응징하는 것보다 자네들의 목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네. 그러니 신총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사흘이 지나도록 놈을 납치하지 못하면 그냥 돌아가게.”
“그건 왜…?”

“신총에서 일어나는 폭발은 이곳에서도 감지할 수 있네. 그 일이 있은 후 만 사흘이 지나면 이것을 폭발시킬 것이네. 그러니 가급적 빨리 돌아가야 하네. 알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허허! 좋네, 분명 약속했으니 지킬 것이라 믿네.”
“……!”

“가거든 단주께 이런 임무를 맡아 무상의 영광이었으며, 무사히 완수할 수 있어 기쁘기 한량없었다 보고해주고, 진아를 잘 보살펴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해주게.”
“어르신…!”

“허허! 선무곡 역사상 노부보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은 없었네. 하지만 노부의 성명 석 자가 사서(史書)에 오르는 일은 원치 않으니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네들이 나서주게.”
“어르신…!”

단원들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눈물이 그렁그렁하였다. 화담이 하고자 하는 일의 의미를 잘 알기 때문이다.

“허허! 그러고 보니 다 왔군. 자, 이제 마지막으로 힘 좀 써주게. 저기 저곳이 보이지? 저 안에 이것을 넣게.”


화담이 가리킨 곳은 인공적으로 뚫은 듯한 동혈이었다. 보아하니 천뢰탄을 넣어둘 적지(適地)로 선택된 듯했다.

“조심, 조심! 그래, 그렇게 천천히! 옳지, 잘했네.”


화담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천천히 천뢰탄을 밀어 넣는 단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어려있었다. 이제 잠시 후면 존경하던 화담과 영영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 * *

“호오! 이게 그 물건입니까?”
“그렇습니다. 준비는 되어 있는지요?”

“하하! 물론입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두었소이다. 그나저나 몹시 무거울 터인데 잠시 쉬시지요.”
“무슨 말씀!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일단 이것을 장착한 뒤에 쉬어도 쉴 것이니 먼저 안내부터 해주십시오.”
“알겠소이다. 그럼, 본 문주를 따라 오시지요.”

팔래문 문주 아라파(阿羅把)와 그 일행의 영접은 극진하였다.
눈에 가시 같던 유대문을 철저히 응징할 보물 중의 보물이 드디어 당도하였으니 그럴 만도 하였다.

그동안 팔래문 사람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힐 길이 없어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무림천자성으로부터 노골적인 후원을 받는 유대문을 어떻게든 쫓아내고 싶었으나 병장기의 절대적인 열세(劣勢)를 극복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궁여지책으로 택한 것은 슬그머니 유대문 제자에게 다가가 상대가 방심하는 순간 느닷없는 암습을 가하는 방법이었다.

이 경우 상대를 죽일 수는 있지만 도주로 확보에 어려움이 많기에 대부분 현장에서 체포되거나 즉사하였다. 너무도 약이 올라 스스로의 목숨을 내던지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런 일이 빚어지면 유대문에서는 대대적인 공세를 퍼붓곤 하였다.

최근 들어 팔래문에는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추앙을 받던 야신(爺神)이 살해된 것이다.

얼마 후, 그의 후계자 역시 유대문에서 보낸 자객에 의하여 비명횡사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 일로 팔래문은 물론 무림의 모든 문파들이 유대문의 소행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철룡화존 구부시만은 잘했다고 하였다. 무림천자성이 유대문을 후원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기세등등해진 유대문은 또 다시 야신의 후계자를 선출할 경우 지체 없이 암살하겠다는 위협을 하였다. 그러나 팔래문 사람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신의 차차기 후계자를 뽑았다.

그러나 그게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공격 목표를 모호하게 하려 일부러 밝히지 않은 것이다. 그러자 유대문주 사론(史論)은 아라파를 암살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온 무림이 또 다시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구부시는 노골적인 유대문 편들기를 하였다.

팔래문은 온통 분노로 들끓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상대는 무림 최강의 문파와 그의 비호를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던 차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로부터 접견 요청이 있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2. 2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