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책이다> 표지 이미지청어람미디어
독서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터진 봇물처럼 쏟아내는 그의 입심을 그가 최근 낸 책으로 말머리를 돌려, 그럼 이번에 나온 책이 그런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뭔가 대안이 들어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지금까지의 역설이 모두 쇠귀에 경 읽기였다는 듯 허탈해 했다.
“제 책도 어쩌면 또 하나의 도그마를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고, 그러다 지쳐 그만두면서 이건 너무 이상적이야, 혹은 잠시 귀신에 홀렸나봐 뭐 이런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책을 내는 것조차 몹시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낸 것은 아, 이런 방법도 가능하겠구나, 또는 이런 방법을 토대로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겠구나 하는 교과서가 아닌 참고서 역할이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죠.”
그가 이 두 책에 담은 일관된 메시지는 책읽기 자체에 방점이 찍힌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입시와 만나고, 그래서 가정이 책읽기의 출발점이 되고 학교는 그 책읽기를 더욱 내실 있게 다져주는 그런 공조관계의 조성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기존의 어른 중심의 권장도서 목록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지금 인터넷을 비롯한 각급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는 각종 추천도서 또는 권장도서 목록이 이 책만 읽으면 모든 게 다 되는 듯한 만능목록으로 통하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만 하면 독서 교육은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
“추천도서라는 게 아이들 눈높이하고는 별로 상관없는 듯해요. 그저 어른의 교양주의적 입장에서 골라 추천하는 거죠. 아이들의 관심사와 기성세대의 관심사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습니다. 그 간극을 무시하고 무조건 읽어야 할 책이라고 강제하면 그게 읽힐 리 만무하지만 읽었다 하더라도 눈으로만 읽은 게 되죠.”
그래서 그가 활동하는 책따세의 '추천도서' 목록도 자칫 권력화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아니냐고 물었다.
“물론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죠. 그리고 저희의 것은 이래서 좋고 남의 것은 저래서 나쁘고 하는 이분법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비판도 가능하죠. 다만 저희들은 현장 교사들로 책을 읽어야하는 주체들, 즉 학생들과 최대한 가까이에서 함께 호흡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학생들의 욕구 파악에 근접해있다고 볼 수 있죠.”
읽을 책 스스로 고르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