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만든 감자볶음이종찬
"두 딸! 오늘 저녁은 뭘 먹지?"
"음~ 볶음밥!"
"빛나는?"
"아빠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감자볶음 해 먹자. 응?"
"푸름이 생각은 어때?"
"그럼 내일 저녁에는 볶음밥 해 줘야 돼."
우리집 일주일 저녁 반찬은 거의 정해져 있다. 가끔 두 딸의 그날 입맛에 따라 순서가 뒤바뀔 때도 있지만. 월요일은 감자볶음, 화요일은 계란찜, 수요일은 고등어구이 혹은 갈치구이, 목요일은 볶음밥, 금요일은 된장찌개 혹은 청국장이다. 그리고 토요일은 내가 여행을 떠나고 저녁에는 모임도 있는 날이어서 두 딸은 외할머니댁에 가서 식사를 한다.
일요일은 조금 다르다. 일요일은 두 딸의 식사 세 끼를 내가 꼬박 챙겨야 한다. 하지만 일요일 아침에는 푸름이와 빛나가 늦잠을 자는 까닭으로 두 딸의 아침을 토마토를 갈아먹이는 것으로 때운다(물론 나는 일요일에도 아침을 꼭꼭 챙겨 먹는다). 그리고 점심은 김치국밥이나 콩나물 해장국을 끓이고, 저녁은 삼겹살을 구워 먹거나 수제비 혹은 칼국수를 끓인다.
간혹 독특한 음식을 먹을 때도 있다. 그때에는 내가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쯤은 두 딸의 외할머니께서 계절에 맞는 독특한 음식을 만들어 주신다. 사골국물이라든가 호박을 듬성듬성 썰어넣은 갈치찜, 무를 큼직하게 썰어넣은 명태조림, 냄새만 맡아도 속이 확 풀리는 북어국 등이다. 또한 그런 음식은 내가 잘 만들지 못하는 음식들이다.
사실, 나는 내가 만드는 음식들보다 간혹 장모님께서 만들어주시는 그런 음식들이 입에 착착 감겼다. 하지만 두 딸은 외할머니께서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갖다 주실 때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더러 다른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조르기 일쑤다. 두 딸은 무조건 내가 음식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내가 만든 음식이 정말 맛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