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메트와 예수가 사이좋게 지켜보는 곳

[르포] 인도 보드가야 석가모니 부처 건강병원과 미륵불 학교

등록 2005.02.15 18:42수정 2005.02.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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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의 명상 과정이 끝나던 날, 마지막 명상은 병원의 입원실에서 행해졌다. 그곳 의사가 우리들의 맑은 기운이 환자들에게 나눠지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석가모니 부처 건강 병원’.


명상센터를 세운 스님이 “티베트인을 받아준 인도인들에게 우리도 뭔가를 돌려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세운 병원이다.

보드가야의 불가촉천민과 가난한 주민을 위해 1998년에 개원한 이 병원은 치료비와 진료비 일체가 무료이다. 또 가난과 육체적 장애로 병원을 찾기 힘든 환자들을 위해 소아마비 클리닉, 결핵 클리닉, 여성 클리닉 등의 ‘이동 병원’을 다섯 마을에서 운영해오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 건강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스라엘 간호사 빼마.
석가모니 부처 건강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스라엘 간호사 빼마.석가모니 부처병원

결핵보다 무서운 병, 카스트 제도

명상을 하기 위해 입원실로 들어섰을 때였다. 침대에 누워있던 한 환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 인사를 건넸다.

네루라는 이름의 그녀는 뼈결핵(Bone TB)에 걸린 환자였다. 뼈결핵은 원래 투약과 치료를 병행하면 완치되는 병이었다. 하지만 홍수가 그녀의 마을로 진입하는 다리를 무너뜨렸고, 그로 인해 이동 병원이 2개월 동안 마을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그녀의 병은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었고, 이제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남은 삶을 보내야만 한다.


가족에게조차 가난을 이유로 버림받고, 이곳 병원에 2년째 누워있는 그녀. 그런 처지에 어쩌면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우리와 명상을 함께 했다.

명상이 끝난 후 이곳에서 넉 달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의 간호사 빼마(27·그녀는 티베트 불교에 귀의한 이후 티베트 이름을 받았다)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에게 전해 듣는 이곳의 상황은 끔찍하다. 보드가야가 속한 비하르주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문맹률은 가장 높고,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당연히 강도나 절도, 살인 등의 강력범죄 발생률도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곳 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불가촉천민’이다.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고, 대부분 소작농으로, 농사를 지어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수준이기에 가난은 질병처럼 퍼져있다. 그래서 노동력이 되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낳으면 굶겨 죽이는 일이 아직도 빈번히 발생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를 치료해 퇴원시키면 다시 악화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먹고살기 바쁜 가족들이 환자를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더 슬픈 현실은 소아마비나 결핵처럼 예방과 적절한 치료로 퇴치할 수 있는 병에 걸려 불구가 되거나 사망하는 환자가 절대다수라는 사실이다.

헌법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카스트 제도. 하지만 인도에서 카스트는 여전히 삶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불가촉천민들은 인도의 공공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다. 우선은 진료비를 낼 수 없을 뿐더러, 설혹 돈을 마련한다고 해도 간호사와 의사가 불가촉천민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다. 부정한 계급이므로 그들과 접촉하면 자신들까지 더러워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남성 의사 치료 거부하는 시골 여성들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주민들의 완고한 보수적 관습과 미신에 대한 집착 역시 치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많은 시골 여성들이 남자 의사에게는 진료받기를 거부해 여성 간호사가 함께 하는 ‘여성 클리닉’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여성 클리닉에서는 마치 드라마 ‘대장금’에서 의녀가 된 장금이가 중전을 치료할 때와 같은 풍경이 벌어진다. 천막 안 환자의 증세를 여성 간호사가 살펴보고 천막 바깥의 남성 의사에게 환부를 설명하는 식의 비효율적인 진료방식이 아직도 행해진다.

지난 가을, 이 병원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술환자가 생겼을 때의 일이다. 마침 도시의 병원에서 무료로 수술을 해주기로 해 환자를 이송했다. 수술을 위해서는 아들의 피가 필요했다. 불안해하는 아들을 설득해 환자인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으로 보냈으나, 아들은 끝내 수혈을 거부했다. 자신의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면 자신의 생명에 지장이 오는 걸로 믿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아버지는 수술을 받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이동병원 소아마비 클리닉이 열린 날, 진료를 기다리는 마을 주민들.
이동병원 소아마비 클리닉이 열린 날, 진료를 기다리는 마을 주민들.김남희
이렇게 희망도, 개선의 여지도 없어 보이는 상황을 어떻게 견디느냐고, 당신은 좌절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빼마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종교가, 나의 믿음이 이 생활을 견디게 한다. 이런 일이 왜 생기는 걸까를 묻는 것, 희망이 없다고 앉아서 한숨만 쉬는 것, 그건 내 일이 아니다. 내 일은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는 것, 작은 일이라도 힘써서 하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할 수만 있다면 평생 가난한 나라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는 빼마. 점심시간이 끝났다며 일어서는 그녀는 티베트어로 연꽃을 의미하는 그녀의 이름처럼 진흙 속에 핀 꽃 같은 존재였다.

그녀의 권유대로 며칠 후, ‘이동 병원’이라고 적힌 지프차에 올라탔다. 그날은 부드게리라는 마을에서 소아마비 클리닉을 여는 날이었다. 의사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물리치료사 니나 -그녀 역시 이곳에서 자원봉사 중이다-, 인도인 물리치료사 샨제이, 인도인 간호사, 나와 그라함 스님이 일행이었다.

학교의 빈 교실에 문을 연 이동병원은 초라했다. 하지만 가난한 이웃들은 이른 아침부터 먼 길을 걸어 그곳을 찾아왔다.

뇌성마비에 걸린 니라즈와 근육마비를 앓고 있는 칸치앙이 첫 번째 환자였다. 니나와 샨제이가 아이들의 굳어가는 근육을 풀어주는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아이의 엄마들은 한쪽 구석에서 그 모습을 젖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의 형편없는 입성이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을 말해주고 있었다.

보드가야가 속한 비하르주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부패가 심한 곳이다. 연료로 쓰기 위해 소똥을 말리고 있는 집.
보드가야가 속한 비하르주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부패가 심한 곳이다. 연료로 쓰기 위해 소똥을 말리고 있는 집.김남희
의자에 앉아 그들을 지켜보는 사이 나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화가 나기 시작했다. 멀쩡하던 아이가 점점 힘을 잃고, 마침내는 걷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는 일어서지도 못하게 되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하는 가난한 부모. 무지해서 혹은 돈 때문에 자식을 잃고, 가족을 잃어야 하는 가장.

그저 온 몸으로 부딪혀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한 생, 그 생에도 신의 축복이 깃들었다고, 당신도 이 세상에서 너무나 소중한, 축복받은 존재하고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비루하고 남루한 생인데 이들에게도 내일이 있고,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을까?

‘먹고살기 힘들어서…’라는 이유로 집에서는 방치될 게 뻔한 저 아이들. 그들이 겨우 한 주에 한 번, 잠깐 물리치료를 받고 돌아가는 일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될까.

나는 끝없이 의심하며 회의하고 있었지만, 정작 니나와 샨제이는 그런 생각에 빠질 틈조차 없었다. 환자들은 계속 밀려들고, 시간은 빨리 흘러가고, 그 주어진 여건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그들은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이어진 오후 진료 시간에도 사람들은 계속 찾아왔다. 그들 중 많은 성인들은 소아마비와 관련 없는 질병들로 이곳을 찾았다. 그들에게 약을 나눠주고, 병세가 위중한 사람들은 다른 도시의 큰 병원과 연계해 무료로 수술과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는 일들이 모두 이 병원에서 하는 일이었다.

근육마비를 앓고 있는 칸치앙이 물리치료사 니나와 굳어가는 근육을 살리기 위한 놀이를 하고 있다.
근육마비를 앓고 있는 칸치앙이 물리치료사 니나와 굳어가는 근육을 살리기 위한 놀이를 하고 있다.김남희
오후 다섯 시. 이동 병원이 문을 닫는 시간이었다. 접이 의자와 한쪽 다리가 부러진 진료 테이블과 약품 상자와 깔개들을 차에 싣고 돌아왔다.

내일, 의사 선생님과 니나, 샨제이, 그들은 또 다른 마을로 차를 몰고 가 오늘과 다름없이 병원을 열고 환자를 맞을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의 의미 따위는 물을 틈도 없이, 그저 묵묵히 진료하고, 치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낼 것이다.

이동병원 바깥 운동장에서 크리켓을 하며 노는 아이들
이동병원 바깥 운동장에서 크리켓을 하며 노는 아이들김남희

힌두 이슬람 불교 시크교 기독교 심벌이 나란히

이동 병원을 돌아본 다음날, 역시 이곳 센터에서 운영하는 ‘마이트리야 프로젝트 유니버설 인터내셔널 스쿨’이라는 긴 이름의 학교를 찾았다. 호주인 교장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이 학교의 교육관은 독특하다.

현대교육이 실패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형태의 대안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립한 학교답게 영적 개발에 집중한다. 종교 교육을 중심에 놓지는 않으나, 모든 종교에 적합한 영적인 개발을 중시하며, 자비와 사랑, 지구에 대한 책임과 연대를 강조한다.

삶을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선한 마음’을 키우며, 특히 인도라는 지역적 전통을 존중해 아이들이 자국의 문화와 전통을 자부심을 가지고 지켜갈 수 있도록 가르친다.

구체적 교육 방법으로는 명상, 음악, 시, 춤, 연극 등 스토리 텔링, 철학토론 등을 도입했다. 또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모든 학생들이 병원, 고아원 등에서 일상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현재 이 학교에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의 정규반 300여명의 학생들 외에도, 낮에 학교에 올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운영하는 야간 학교에 100명의 학생들이 등록해 있다.

20명의 교사와 6-7명의 파트타임 교사가 함께 일하는 이 학교는 교사를 채용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가급적 젊고 무경험자여서 교육에 대한 고정 관념이 없는 사람을 우선 채용한다.

대강당에서 명상 중인 어린 학생들.
대강당에서 명상 중인 어린 학생들.김남희
학생 선발 기준은 종교와 신분, 성별과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남녀 동수, 가난한 가정 위주로 지역별 균형을 맞춰 뽑는다. 25명을 모집하는 2005년도 유치원 과정에 1000명이 지원할 정도로 이 학교는 지역 내에서 인기가 높다.

그 인기는 단지 교복과 급식, 문구용품 등 교육비 일체와 건강 검진 등이 무료인 것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다. 책임감과 자비심이 강한 이 학교의 아이들이 지역 내에서도 품행이 단정한 아이들로 명성이 높고, 학업 성취에 있어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둘러볼 때 우선 눈에 띈 건 대강당 입구에 붙어있는 종교적 상징이었다. 힌두교, 이슬람, 불교, 시크교, 기독교의 심벌이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학교 곳곳에는 코끼리 머리를 한 가네샤상 옆에 예수와 마호메트의 그림이 걸려 있거나, 가부좌를 튼 부처 옆에 시바신이 삼지창을 들고 서 있었다.

티베트 불교 재단에서 세운 학교지만 불교에 대한 별도의 교육은 전혀 하지 않는다. 오직 학생들이 위대한 종교와 성인들의 가르침을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종파와 관계없이 그들이 가진 종교적 심성을 키우고 격려할 뿐이었다.

실제로 이 학교 학생들의 90% 이상이 힌두교를 믿으며, 소수의 이슬람, 시크, 기독교 학생 외에 불교도는 전교생을 통틀어 2-3명뿐이다.

비닐봉투 책가방에 담긴 희망

예수와 마호메트가 사이 좋게 학생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예수와 마호메트가 사이 좋게 학생들을 내려다보고 있다김남희
두 번째로 학교를 방문하던 날, 대강당에 전교생이 모여 아침조회를 하고 있었다. 조회는 명상으로 시작됐다. 지구상의 모든 지각 있는 존재들을 위해, 그 존재들의 행복과 고통 없는 삶을 위해 명상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경이로웠다.

명상이 끝난 후에는 교호흡으로 마무리를 했다. 이 학교의 모든 수업은 명상으로 시작해 명상으로 끝나고 있었고,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요가 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를 둘러보는 내내 아이들은 외국인인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수줍어했지만, 눈빛은 맑았고, 행동은 예의 발랐다. 대부분 아이들이 책가방도 없이 비닐봉투에 책을 넣어 등교하고 있었지만, 옷차림이며 머리 손질이 모두 깨끗했다. 무엇보다 그늘 없는 표정과 환한 미소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이동 병원이 절망적인 현실에 대한 확인으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이 학교의 아이들은 인도의 밝은 미래를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을 환하게 했다.

부모가 남겨주는 유일한 유산인 가난을 극복할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 고질적인 신분제와 종교 갈등, 무수한 편견과 벽이 없는 새 세대가 자라나고 있다는 희망. 삶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여건을 일방적으로 수용해야만 하는, 이길 확률이 극히 낮은, 이 처절한 싸움터에서, 어쩌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아이들은 그 희망을 증거하고 있었다.

보드가야를 떠나던 날, 나는 명상센터로 가 병원 앞으로 기부금을 냈다. 물론 터무니없이 적은 돈이었다.

센터를 나서며 마음을 다졌다. 작년 가을, 빼마와 잠양의 꿈을 위해 열었던 제1회 작은 음악회. 올 가을 두 번째 작은 음악회는 이곳 병원을 위해 열겠다고. 병원과 학교의 1년 예산의 10분의 1을 모으는 것. 그 일이 제 2회 작은 음악회의 목표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안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 그 사람들부터 돕는 게 순서 아니냐고. 그 주장은 내가 먹고살만 해야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논리와도 맥을 이어간다.

이웃에게 손을 내밀 때는 바로 지금이다

길 위에서 만났던 사람들, 내게 손을 내밀고, 뭔가를 나눠주려 했던 이들은 언제나 물질적으로는 나보다 더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때, 나보다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서 베풂을 받고 있을 때, 가난한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나였다.

지금 이웃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이들은 아마도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 손을 내밀지 못할지도 모른다.

곧 있을 발표회를 대비해 학생들이 노래극을 연습하고 있다. 강당 벽에는 힌두교, 이슬람, 불교, 시크교, 기독교의 상징이 나란히 붙어있다.
곧 있을 발표회를 대비해 학생들이 노래극을 연습하고 있다. 강당 벽에는 힌두교, 이슬람, 불교, 시크교, 기독교의 상징이 나란히 붙어있다.김남희

먹고살 만하게 되면 누구나 어려웠던 지난 날을 쉽게 잊는다. 돌아보면 우리 역시 외국의 원조와 도움으로 삶을 연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을 이미 잊어버렸기에 우리는 이웃의 가난을 그들의 무지와 게으름 때문이라고 쉽게 탓하는 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누리는 안락한 생활이 누군가의 몫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빼앗은 거라는 생각을 해 볼 수는 없을까?

나 역시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길 때까지 빈약한 내 몫이나마 뺏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며, 더 갖기만을 열망하며 살아왔다. 그 얼마 갖지 않은 것들을 내려놓고 길 위에 섰을 때, 세상은 내게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아 가기 시작했다. 더 많이 가지려 할수록 공허해질 뿐이고, 삶은 비울수록 채워진다는 것을. 삶의 질은 더 많이 갖는 데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덜 갖되 더 충실한 삶을 사는 데 있다는 것.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나누며 살아야 할 때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겨우 이걸로 어떻게 세상을 바꿔낼 수 있겠어?’
‘이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어?’

앉은 자리에서 불평만 하며 의심하고 망설이기만 하는 삶의 태도는 이제 버리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서, 그 일을 성실하게 해 내며 살아가고 싶다. 내 삶이 그렇게 변해갈 때, 내가 가진 희망의 양도 커질 것임을 믿는다.

보드가야는 내게 그 소중한 삶의 태도를 다시 일깨워준 곳이었다.

미륵불 학교의 모든 수업은 명상으로 시작하고, 명상으로 끝난다
미륵불 학교의 모든 수업은 명상으로 시작하고, 명상으로 끝난다김남희

덧붙이는 글 | 병원과 학교 모두 자원봉사자를 환영한다. 병원은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의 자원봉사를 받고 있으며, 최소 3개월 이상 거주해야 하며 영어가 필수이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보수는 없으나 숙소와 식사는 제공된다.

학교는 영어교사, 교재 개발, 교육 내용 개발, 교사 훈련 등의 분야에 있어 자원봉사자를 받고 있다. 물론 두 곳 모두 각종 구호품과 기부금도 환영한다.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은 담요와 겨울옷-이곳의 겨울은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지만, 추위에 익숙하지 않아 해마다 많은 동사자가 생겨난다- 비타민 등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건 물론 그 모든 물품과 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한 주에 6일 운영하던 이동병원은 비용 문제로 5일로 감소했고, 의약품이 부족해 환자 치료에 제약이 많은 실정이다.

현재 의사 4명이 하루 평균 2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이 병원의 1년 예산은 우리 돈 5000만원이며 그 돈은 대부분 서양인들의 기부로 모아진다. 

학교의 재원 역시 싱가포르, 홍콩, 호주, 유럽의 기부자들이 지원하는 연간 5만 달러의 비용으로 충당된다. 120달러를 기부하면 학생 한 명을 일년간 후원하는 셈이 된다. 각종 문구용품과 책가방 등의 물품 지원도 환영한다.

www.maitreyaeducation.org
www.rootinstitute.com

덧붙이는 글 병원과 학교 모두 자원봉사자를 환영한다. 병원은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의 자원봉사를 받고 있으며, 최소 3개월 이상 거주해야 하며 영어가 필수이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보수는 없으나 숙소와 식사는 제공된다.

학교는 영어교사, 교재 개발, 교육 내용 개발, 교사 훈련 등의 분야에 있어 자원봉사자를 받고 있다. 물론 두 곳 모두 각종 구호품과 기부금도 환영한다.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은 담요와 겨울옷-이곳의 겨울은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지만, 추위에 익숙하지 않아 해마다 많은 동사자가 생겨난다- 비타민 등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건 물론 그 모든 물품과 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한 주에 6일 운영하던 이동병원은 비용 문제로 5일로 감소했고, 의약품이 부족해 환자 치료에 제약이 많은 실정이다.

현재 의사 4명이 하루 평균 2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이 병원의 1년 예산은 우리 돈 5000만원이며 그 돈은 대부분 서양인들의 기부로 모아진다. 

학교의 재원 역시 싱가포르, 홍콩, 호주, 유럽의 기부자들이 지원하는 연간 5만 달러의 비용으로 충당된다. 120달러를 기부하면 학생 한 명을 일년간 후원하는 셈이 된다. 각종 문구용품과 책가방 등의 물품 지원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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