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집 앞에서 솟는 옹달샘물김영조
"승려가 돈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저 좋은 음악을 혼자 누리지 않고, 같이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만 강습비를 받지 않으니 나태해지고, 중간에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풀 것인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님의 집 앞에는 옹달샘 물이 솟아 나온다. 산 중턱에 있는 옹달샘 물을 끌어온 것이라 한다. 수맥이 갑자기 끊겨 위로 솟아나오는 물이 옹달샘이라는 설명이다. 이 물로 우린 차는 달다. 참으로 깊이가 있다.
길가에 있는 한 고로쇠 수액을 파는 집 앞을 지나면서 스님이 한 마디 일갈한다.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것은 피를 빨아먹는 것입니다. 인간이 욕심 때문에 자연을 파괴하는 한 모습입니다."
스님의 마음을 잠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곁에서 도와드리는 보살님이 한 가지 귀띔을 한다.
"스님은 악기를 만들 때나 연주할 때는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제가 죽는다고 소리쳐도 전혀 듣지 못하고 꿈쩍도 안 하십니다. 그만큼 집중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낸 결과라 생각합니다."
한손으로 연주하는 대금을 만들고, 그 대금으로 연주한 스님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얘기다.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방송에서는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으로 자폐 겸 정신지체 장애인이지만 42.195km 마라톤을 완주한 배형진, 네 손가락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희아 등의 자랑스러운 장애 극복기가 소개된다.
이 즈음 우리는 한 손으로 대금을 연주하는 이삼 스님의 아름다운 연주를 들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스님의 잔잔한 마음의 법문, 대금소리에 침잠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