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버섯낙지전골은 산 낙지를 버섯전골이 중간쯤 끓었을 때 넣는다이종찬
"버섯낙지전골을 만들 때에는 제일 먼저 냄비 바닥에 콩나물과 무를 깔고 그 위에 살아있는 새우를 얹어예. 그리고 여러 가지 채소와 6가지 버섯(표고버섯, 새송이버섯,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목이버섯)을 올린 뒤 다싯물을 붓고 센불에서 끓이다가 냄비에서 김이 나기 시작하면 산 낙지를 집어넣지예."
"저희집 버섯낙지전골을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다들 맛있다고 그래예. 저기 앉아서 쪼매마(조금만) 기다리이소"라며 바삐 주방으로 사라지는 이씨. 이씨가 턱짓으로 가리킨 널찍한 식당 안에는 바삐 자리를 가로 채고 앉지 않으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많은 손님들이 들락거린다.
대체 이 집 버섯낙지전골이 얼마나 맛있기에 저리도 많은 사람들이 이마와 목덜미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정신없이 먹고 있는 것일까. 대체 버섯과 낙지가 만나 어떤 새로운 맛을 내기에 이리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뜨거운 버섯낙지전골을 시켜먹고 있는 것일까.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만 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침을 열두 번쯤 꼴깍꼴깍 삼키고 있을 때였을까. 식탁 위에 깍두기와 열무김치, 풋고추, 부추전, 오뎅 등이 듬성듬성 올려지기 시작한다. 이어 식탁 한가운데 마련된 가스렌지가 톡, 하고 켜지더니 한소끔 끓인 듯한 버섯낙지볶음이 올려진다. 이내 발그스럼한 거품이 뽀글뽀글 피어오르고, 식탁 위에는 구수하고도 향긋한 내음이 천천히 퍼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