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김강임 학창시절 내 도시락의 단골 반찬은 멸치볶음이었다. 빨간 고추장과 참기름을 두르고 멸치를 둘둘 볶아 놓은 멸치볶음은 고소한 맛 그 자체였다. 날마다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은 멸치볶음. 그 때 어머님께서는 도시락을 싸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멸치볶음을 많이 먹어야 키가 쑥쑥 크지."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어머님께서는 내게 거짓말을 하신 것 같다. 자라나는 성장기에 나는 그렇게 많은 멸치볶음을 먹었는데도 키가 그리 크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여하튼 반찬이 없을 때는 멸치 한줌 접시에 담아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도 일품이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물이 맑기로 소문난 제주 함덕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1km정도 달렸을까? 함덕리 포구를 만났다. 포구에서 자동차 창문을 여니 오른쪽에는 쪽빛바다가, 왼쪽에는 한라산의 허리가 눈에 보인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포구를 지나노라니 짭짤한 냄새와 비린 냄새가 코끝에 스민다. "이게 무슨 냄새지?" 자동차를 해안도로 갓길에 정차시키자, 포구의 여인네들 목소리가 들려온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 멸치 상 갑 써! 1상자에 만5천원이우다!" 나는 의아해서 여인네들에게 물었다. " 이곳에서도 멸치가 잡힙니까?" 큰사진보기 ▲김강임 사실 제주도에서 살면서도 함덕에서 멸치가 난다는 것은 생소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함덕 멸치 몰람수꽈? 한번 먹엉봅써. 잘도 고솝고 맛좋아 마시!" 포구의 여인네들은 입으로는 멸치자랑을 하랴, 손으로는 박스에 멸치를 집어넣으랴 정신이 없었다. 6월의 함덕 포구는 해풍에 멸치 말리기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주 청청바다에서 건져 올린 멸치는 싱그러운 햇빛을 받으며 꼬리를 쭉 펴고 드러누워 있었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멸치 한 개를 입에 물어보았다. 정말이지 바다냄새가 혀끝에 달아오른다. "한상자만 줍 써! " 아직도 제주사투리에 능숙하지는 못하지만, 멸치를 박스에 포장하고 있는 아낙들에게 어설픈 제주사투리로 흥정을 해보았다. "천원만 깎아 줍써!"라고 했더니 아주머니는 말리고 있는 멸치를 한웅큼 집어서 검은 봉지에 넣어준다. 포구 여인들의 인심에 얄팍한 내 흥정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러고는 몇 번이나 " 고맙수다! 고맙수다"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멸치를 말리고 있는 아낙의 손끝에서는 인심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차 안에서 멸치 하나를 씹어 보았더니 그 옛날 어머님의 손맛처럼 고소하고 달콤했다. 그러나 포구를 가득채운 멸치는 시간이 갈수록 해풍에 야위어만 가고 있었다. 물때 만난 포구의 백사장처럼. 덧붙이는 글 | 청정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제주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함덕포구가 있습니다. 지금 함덕포구는 해풍에 멸치말리기가 한창입니다. 직접 멸치를 구입할 수도 있으며 가격은 1상자에 1만 5천 원입니다. 덧붙이는 글 청정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제주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함덕포구가 있습니다. 지금 함덕포구는 해풍에 멸치말리기가 한창입니다. 직접 멸치를 구입할 수도 있으며 가격은 1상자에 1만 5천 원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강임 (kki0421)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삶이 무기력해지거든, 이곳으로 오세요 구독하기 연재 김강임의 <제주테마여행> 다음글119화녹차 밭 걸으며 차 이야기 듣는다 현재글118화"멸치 삽 써! 1상자에 만5천원이우다" 이전글117화일곱물 물때를 기다리는 사람들 추천 연재 김은아의 낭만도시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최병성 리포트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행담도, 그 섬에 사람이 살았네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백화골 팜스테이 ‘한국이 좋아서’ 한식에 빠진 미국 청년, 이걸 다 만들어봤다고? SNS 인기콘텐츠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주장] 검찰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8년 전 "박근혜 퇴진" 외쳤던 서울대 교수 "윤석열 훨씬 심각"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3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4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5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멸치 삽 써! 1상자에 만5천원이우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120화"때 묻지 않은 그리움을 느껴봐요!" 119화녹차 밭 걸으며 차 이야기 듣는다 118화"멸치 삽 써! 1상자에 만5천원이우다" 117화일곱물 물때를 기다리는 사람들 116화한라산이 나를 부른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