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큰사진보기 ▲김강임 구름도 쉬어가는 신선의 나라, 바람도 숨을 죽이는 오백나한의 고향에 가을이 저문다. 한라산의 최고의 단풍은 영실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백 개의 기암이 마치 ‘나한’ 같다고 하여 오백나한이라고 불리우는 영실의 기암괴석에 누군가 군불을 지폈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한라산 영실의 기암괴석은 자연현상으로 이루어진 화산의 분출이라 하지만, 해발 1400고지에서부터 1600고지 즉, 영실의 전망대까지 능선에 서 있는 크고 작은 기암은 신의 존재이다. 사성체를 깨닫고 십이인연의 법을 중득하는 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보살을 행하는 자. 이렇듯 오백성자가 모여 있는 한라산 영실은 지금 가을이 빨갛게 타오르고 있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석가여래가 설법하던 영취산이 이만큼 아름다웠을까? 삼명과 육통을 성취한 부처님의 제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 영취산. 그 영취산은 오백나한의 제일결집이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형형색색의 천태만상 기암괴석의 가슴에는 노란 가을빛이 비춰지고, 아라한의 콧수염에는 빨강 단풍잎이 수를 놓았다. 알록달록 다홍치마를 걸쳐 입은 오백성자 머리위에 구름이 머물러 있다. 누가 소리를 질렀을까? 갑자기 나타난 구름은 어느새 아라한의 몸을 감싸고 신선처럼 사라져 버린다. 한라산의 기상은 마치 신들린 산 같다. 파란 하늘가에 가을 산의 능선이 드러누워 있다가도 어느새 구름이 온 산을 덮어 버리는 신선이 사는 나라. 천태만상의 바위 군상들이 모두 일어서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석실의 풍광은 신비 그 자체이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미륵존불암의 머리에도 빨갛게 단풍이 들었다. 오백나한의 암상은 구름으로 목도리를 둘렀다. 가을이 추운가 보다. 빨갛게 익어가는 단풍 잎 사이로 아라한의 군상이 무리를 이룬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워 눈물이 나는 1400고지에 서니 가을이 절정이다. 종이가 없던 시절 나뭇잎을 이용하여 부처님의 설법을 적어 후학을 가르쳤다는 ‘패엽경’을 생각하니 단풍잎 하나하나에 부처의 설법이 적여 있는 듯 하다. 구름 따라 무리를 이루는 여행객들이 탄성을 지른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랴,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랴, 정신이 없지만 머리 위에는 벌써 가을을 재촉하는 낙엽이 떨어지니 시간의 덧없음에 가파른 계단길을 뒤돌아 본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바람도 숨을 죽이는 영실 자락에 병풍바위는 끄덕도 하지 않는다. 그 병풍바위에도 누군가가 군불을 지폈다. 아른아른 연기가 솟아오르더니 금방 벌겋게 석벽이 달아오르는 계절의 운치. 역시 가을은 사람의 마음까지도 달아오르게 만드는 마술사 같다. 병풍바위 앞마당에는 벌써 가을 잔치가 열렸다, 양탄자를 깔아 놓은 앞마당에는 조릿대가 소곤거리고 한라산에 자생하는 모든 식물 등이 빨간 립스틱으로 짙게 가을 화장을 한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양탄자 위에서 홀로 서 있는 아라한의 표정은 수수께끼의 주인공이다. 천사 같기도 하고 악마 같기도 한, 그래서 사람들은 산을 오르며 스스로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그리고 저마다 그 바위를 가리키며 의미를 부여한다. 자연을 늘 그 자리에 서 있는데도 사람들은 그 사물에 대하여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허'와 '실'을 따져 묻는다. 능선에 우뚝 서 있는 바위의 군상들을 마치 오백성자로 착각하듯이 말이다. 큰사진보기 ▲김강임 떨어지는 단풍잎에 부처의 설법을 적어 자연에 머무는 즐거움. 한라산 영실의 가을 진수는 불타오르는 오백나한의 깨달음에 있다. 덧붙이는 글 | 10월 22일 한라산 영실 산행기입니다. 한라산 영실 단풍 절정은 10월 25일-30일로 예상 됩니다. 덧붙이는 글 10월 22일 한라산 영실 산행기입니다. 한라산 영실 단풍 절정은 10월 25일-30일로 예상 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5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강임 (kki0421)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삶이 무기력해지거든, 이곳으로 오세요 구독하기 연재 김강임의 <제주테마여행> 다음글134화누가 저 바다에 설탕을 뿌렸을까? 현재글133화"오메! 오백나한이 불타고 있네" 이전글132화곤히 잠든 가을 바다, '철분' 위를 걷다 추천 연재 여주양평 문화예술인들의 삶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제주 사름이 사는 법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최병성 리포트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난 늙을 줄 몰랐다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SNS 인기콘텐츠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한강 노벨상에 숟가락 얹는 보수, 그들에게 필요한 염치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 "그의 산문은 잔혹한 권력에 맞서는 힘"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이화영 "검찰 진술세미나, 술 마시며 한번, 술 없이 수십번"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AD AD AD 인기기사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5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오메! 오백나한이 불타고 있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135화삼첩칠봉 분화구는 어디 갔을까? 134화누가 저 바다에 설탕을 뿌렸을까? 133화"오메! 오백나한이 불타고 있네" 132화곤히 잠든 가을 바다, '철분' 위를 걷다 131화"여보게. 힘들기 위해 올라가는 게 산행이라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