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의 계단논은 삼·천·개

[중국배낭여행길라잡이] 운남편 - 원양(元陽)알기

등록 2006.04.11 21:22수정 2006.04.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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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운해와 비탈논이 만나면…

운해와 비탈논이 만나면… ⓒ 최광식

원양(元陽)에 대해 조금 소개하겠습니다. 이 자료는 홍하(洪河) 주 정부 홈페이지 (http://www.hh.gov.cn/)에서 여행에 필요한 자료만 간추렸습니다.

ㅇ 합니(哈尼, ha1ni2)족 비탈논(梯田, ti1tian2, 계단식논, 합니족제전을 흔히 원양제전이라고 부릅니다)이 집중되어 있는 홍하(洪河), 원양(元陽), 녹춘(綠春), 금평(金平)등 4개 현(懸, xian4, 중국의 행정단위, 보통 성(省)에 속함)의 비탈논 면적은 400㎢다.


4개 현의 자연지리환경은 대동소이하며, 그중에서도 원양현의 비탈논이 장관이다. 총 면적은 113㎢다. 비탈논의 해발은 280~1800m고 해발 1000~1600m에 집중분포되어 있고 계단논은 수천 단계다.

필자주: 중국에서 나온 여행책자에는 보통 3000층이라고 소개되어있습니다. 비탈논은 합니족이 만든 겁니다.

ㅇ 여행의 최적기는 겨울철과 봄철(초봄까지)이다. 가을에도 추수 때가 아름답다. 운해(雲海) 역시 장관이다. 원양은 흔히 '운해(雲海)의 고장'이라고 하기도 하며 '운무산성(雲霧山城)'이라고도 한다.

필자 주: 현지인 얘기로는 1월에 논물이 가장 많이 차서 제일 멋있다고 합니다. 보통 12월 말~3월 초(모내기 전까지)가 성수기입니다. 3월 15일(올해는 모내기가 좀 빨랐다고)에 갔다 온 일본 연인들 사진을 보니 모를 심기 시작했더군요. 그리고 음력 8월에도 벼가 노랗게 익어서 보기 좋다는 현지인 설명이 있었습니다.

ㅇ원양현의 인구는 36만 여명이고 합니족, 이족(彛族, yi2zu2), 묘(苗, miao2)족, 요(瑤, yao2), 태(dai3)족, 장(壯)족 등이 살고 있다. 그 중에서 합니족은 총인구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원양현의 6개 거주 소수민족의 축제는 다음과 같다.


- 하니족의 '앙마돌(昻瑪突)', '개앙문(開秧門)', '막애납(莫埃納)', '고찰찰(苦紮紮) 등
- 이족의 '화파절(火把節)'
- 묘족의 '채화산(채花山, 한자가 지원이 안 되는 한자라 '밟은 채'자 입니다.)
- 요족의 '반왕절(盤王節)'
- 장족의 '삼월삼(三月三)'

ㅇ 원양에는 호텔이 6개 있고 표준방(화장실 달린 방)이 156개가 있고 침대(침대단위로 빌리는 다인실)는 300여 개. 그 중 2성급(중국호텔등급 星급으로 우리나라 무궁화와 비슷. 1성~5성), 여관, 객잔 포함해서 600인 정도 수용 가능하다.


필자주: 위 자료는 2004년 자료입니다. 지금은 조금 더 늘어난 듯싶습니다. 현지인들 얘기로는 춘절(한국의 설에 해당) 일주일 전후로는 방 구하기가 어렵다고. 남사(원양현청)에서 주무셔도 됩니다만 이동이 불편합니다. 남사에서 원양까지 30km(한 시간 소요), 원양에서 비탈논 가는데 약 30분~한 시간 소요됩니다. 이동수단에 따라 달라집니다만 아침 촬영지로 유명한 다의수(多依樹)까지도 거의 30km(산길 일부 비포장)

광장 오른쪽 끝에 있는 '원양현 인민정부초대소'로 갔다. 제일 싼 4인실 침대 하나 10위안짜리에 자려다가 주머니(정확히 복대) 안 현찰이 신경쓰여 40위안짜리 2인실 보통 방(화장실, 샤워실 공동사용)을 30위안에 빌렸다.

a 원양현 인민정부초대소는 그 지역에서는 비싼 편에 들어갑니다. 가격 깎는 것 잊지마시길…

원양현 인민정부초대소는 그 지역에서는 비싼 편에 들어갑니다. 가격 깎는 것 잊지마시길… ⓒ 최광식


a 버스 터미널을 마주 보고 오른쪽 골목에 있는 '원양진가려사(陳家旅社)' 가격표입니다.

버스 터미널을 마주 보고 오른쪽 골목에 있는 '원양진가려사(陳家旅社)' 가격표입니다. ⓒ 최광식

참고로 원양현 인민정부초대소는 그 지역에서도 비싼 편에 들어간다. 많지는 않지만 성수기(춘절전후)를 제외하고는 여유가 많은 편이다.

곤명에서 만난, 중국이 처음이라는 한국 작가 분은 원양 비탈논을 안내한 민박집 주인이 초대소와 잘 아는 사이라 180위안짜리 표준방(화장실 포함)을 80위안짜리에 잤다고 자랑하시던데 그건 잘 아는 사이가 아니라 잘 깎아서라는 건 경험이 많아지시면 자연적으로 아실지도….

나는 중국어 한마디도 못할 때 사천성 아미산 정상 3성급 호텔 360위안짜리를 60위안에 잔 적도 있는데….

하여간 중국 내 숙소는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깎아야 하고, 또 깎을 수 있다. 나름대로 서둘렀는데, 빈약한 정보 탓에 저녁 어스름할 때 도착하는 바람에 정보를 구하기도 힘들다. 유일한 정보는 남사(원양현청) 터미널에서 찍은 원양비탈 논 분포사진 한 장

a 원양 비탈논 분포 지도

원양 비탈논 분포 지도 ⓒ 최광식

'내일 일은 내일 하자!'

태생의 게으름으로, 좋게 말하면 낙천가 기질로, 모든 일은 내일 하기로 결정. 밥부터 먹자!

여행동호회에서 여행안내 해줄 때는 내일 갈 여행지 정보는 자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해놓고는 늘 이 모양이다. 어쩌랴! 타고난 것을….

초대소 앞 사천요릿집에서 가볍게 저녁(8위안)을 먹으며 맥주 한 병(3위안) 마시고 있는데 식당 앞에서 무척 배고픈 표정의 서양 커플이 눈앞에서 왔다갔다한다. 훗! 알지 내가 저 마음을…. 무섭지! 중국 음식 먹기가.

어렵다고 소문난 그리스 문자 이상인, 아니 이집트 상형문자 수준인 메뉴판을 어찌 알쏘냐! 거기다 말도 안 통하지. 거기다 들어가기 꺼려질 정도로 적당히 더러운 식당하며. 평생 한 번도 안 웃었을지도 모르는 주방장이 칼 들고 있지(물론 이 식당 주인장 겸 주방장은 잘 웃는 편이였지만). 중국 음식 시키기, 먹기 꺼려지는 것이 어찌 서양 코쟁이 커플뿐이겠는가. 해동 땅 처녀총각들도 매한가지.

얼른 앞에 앉혀 주문을 도와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어메뉴가 있어서 큰 도움은 안 됐지만.

"뿌야오 웨이찡!(不要味精, bu2yao4wei4jing1)"
"뿌야오 지찡!(不要鷄精, bu2yao4ji1jing1)"

연신 외치니 스페인인 아니 바스크인 남자친구(어디선가 바스크인을 스페인사람이라고 부르면 화 낸다고 들어서) 따라 자전거로 세계일주 중이라는 벨기에 아가씨가 물어본다. 무슨 뜻이냐고!

'어! 그건 다름 아니라 화학조미료야! 차이니스 레스토랑 신드롬(Chinese-restaurant syndrome)이라고 다량의 화학조미료를 섭취했을 때 특히 서양인들이 두통, 갈증, 마비(?)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내가 넣지 말라고 했어'라는 고급영어를 구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간단히 말해줬다.

"No MSG! " (MSG 는 글루타민산소다 monosodium glutamate)

오잉! 저 표정은 감동 먹은 표정인데? 하여간 짧은 영어로 많은 대화.

내가 먹었던 표고버섯 돼지고기볶음과 한국인들이 탕수육이라 부르는 탕수등심(糖醋里脊, tang2cu4li3ji4)을 시켜줬는데, 먹어도 되느냐고 묻더니 먹다 남은 탕수소스를 밥에 비벼서 깨끗하게 핥아먹듯 한다. 놀라 쳐다보니 원래 자전거 여행자들은 많이 먹기로 유명하고 잘 먹기로 유명하단다. 오늘 '남사'에서 거의 2000m 되는 원양까지 자전거로 왔다고.

필자주: 중국에는 탕수육이라는 요리가 없습니다. 보통 등심인 탕수등심, 탕수갈비(排骨, pai2gu4), 탕수어(魚, yu2)가 일반적입니다.

이천수 선수도 안단다. 오홋! '레알 소시에다드'라는 팀이었지. 잠깐 월드컵 얘기

a 볼에 살이 많은 안토니오 반데라스 닮은 바스크 총각.

볼에 살이 많은 안토니오 반데라스 닮은 바스크 총각. ⓒ 최광식

얘기가 길어지니 피곤하다고 자러 간단다(이 친구들을 곤명에서 다시 만나서 한턱 크게 냈음).

잉! 나 심심한데!

웬 수염 난 할아버지 한 분이 안주도 없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흠. 나 같은 술꾼은 저런 장면은 그냥 못 넘어가지! 주문한 볶은 땅콩이 나오기에 같이 먹자고 하니 요리들이 줄줄 나온다. 이것이 뭐여? 아! 음식 시키고 나서 남는 시간에 맥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한국 촐랑이 중년이 '볶은 땅콩' 한 접시 들고 소란을 피웠으니 내심 우스웠을지도. 하여간 통성명

a '왕'사진작가. 나중에 도움을 많이 받음.

'왕'사진작가. 나중에 도움을 많이 받음. ⓒ 최광식

'왕' 선생! 상해에서 왔고 원양에 온 지 삼일인가 됐고 차는 일주일 대절을 했다고 한다. 원양 이후 4월 초중순에는 경홍(시쌍판나)에 가서 물 축제를 보시겠다고.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원양'정보가 줄줄 나온다.

(나머지 정보는 다음 글에서 ^^)

덧붙이는 글 | ㅇ이 기사는 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여행나라 와 뚜벅이배낭여행(www.jalingobi.co.kr)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ㅇ 실 여행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자병음을 표기했습니다. 발음 뒤 '숫자'는 성조를 표시한 겁니다. 1은 높은 소리, 2는 올라가는 소리, 3은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소리, 4는 짧게 내지르는 소리입니다. 

ㅇ 1위안(元)은 2006년 3월 사는 기준으로 약 130원 정도입니다

ㅇ 제가 찍은 인물사진은 모두 동의를 얻은 하에 찍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사진은, 제가 2년전에 산 510만화소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카메라에 있는 기능외에는 어떠한 조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ㅇ이 기사는 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여행나라 와 뚜벅이배낭여행(www.jalingobi.co.kr)에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ㅇ 실 여행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자병음을 표기했습니다. 발음 뒤 '숫자'는 성조를 표시한 겁니다. 1은 높은 소리, 2는 올라가는 소리, 3은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소리, 4는 짧게 내지르는 소리입니다. 

ㅇ 1위안(元)은 2006년 3월 사는 기준으로 약 130원 정도입니다

ㅇ 제가 찍은 인물사진은 모두 동의를 얻은 하에 찍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사진은, 제가 2년전에 산 510만화소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카메라에 있는 기능외에는 어떠한 조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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