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의 낙엽송들정판수
낙엽송은 예전에 우리 나라 산이 황폐화했을 때 녹화사업과 목재 재료로 쓸 두 가지 목적으로 일본(낙엽송의 학명은 ‘일본잎갈나무’)에서 들여온 것이다. 처음 낙엽송을 심고 난 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한다. 심자마자 쑥쑥 자라 금방이라도 온 산을 뒤덮고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줄 것 같았기에.
그러나 낙엽송은 일명 전봇대 나무라 할 정도로 키가 큰 대신 매우 약하다. 뿐만 아니라 나뭇결은 곧지만 마르면 뒤틀림이 심하고 또한 강도가 약해 목재로도 쓸 수 없다. 그래선지 우리 뒷산에 있는 것들은 모두 키는 멀대 같이 컸지만 한결같이 여위었다. 그러다보니 센 바람에 견디지 못해 쓰러진다.
이번 ‘산산’보다 더 센 태풍이나 폭우가 온다면 아래로 쓸려 내려오다 우리 집을 덮칠 수 있기 때문에 올라가보았다. 역시 우려했던 대로 몇 그루가 쓰러진 채 다른 나무에 걸려 있었는데, 버티고 있는 그 나무들이 워낙 약해 치우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큰 둥치는 엔진톱으로 잘라서 차곡차곡 쌓아놓으면 훌륭한 땔감이 된다. 그런데 잎사귀(잎사귀래야 침엽수이므로 솔잎처럼 가는 침 형상의 잎)가 문제였다. 그것도 말려놓으면 불쏘시개 정도로는 쓸 수 있으나 우선 당장 비에 쓸려 내려오면 배수구를 막기에 쓸어 모아 치우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