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계곡 사이에 흐르는 하얀 물길을 따라 가면 명대리에 이릅니다.정판수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가을에는 9월이든 10월이든, 또 어느 곳이든 다 아름답지만 특히 이즈음의 시골길을 걸어보라고 권합니다. 단풍이 들기 살짝 전의 모습이 오히려 화장하지 않은 자연미인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발길 닫는 대로 걸으면 그냥 눈과 귀와 코로 가을이 마구 들어옵니다.
짬이 나지 않는 사람들은 도시 가까운 곳을, 좀 짬이 나면 먼 곳을 걸어보세요. 가능한 차 없이 가라고 하고 싶지만 차를 몰고 가더라도 적당한 곳에 멈춘 다음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걸으면 됩니다. 보이는 게 다 가을이요, 그러면 들리는 게 가을이요, 다 코로 들어오는 내음도 다 가을입니다.
이번엔 우리 마을(경북 경주시 양남면 동구 효동리)에서 명대리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다만 쉼 없이 걷기만 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휴일이니 만큼 시간을 넉넉히 잡았습니다. 주변의 것을 마음껏 보자는 뜻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