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강아지풀에 끼운 메뚜기, 오른쪽은 1차로 볶은 메뚜기.정판수
보는 재미, 잡는 재미가 있다면 삼락(三樂) 중의 백미는 먹는 재미가 아닐까? 프라이팬에 올려놓자 이내 불그스레해졌다. 이걸 바로 먹기보다는 다시 한번 더 볶아야 한다. 즉 날개를 다 떼버리고 볶는 작업을.
불그스레한 빛깔이 다시 약간 거무스레한 빛깔이 되면 먹을 때가 되었다. 익었다고 하여 따뜻할 때 바로 먹으면 내장 씹히는 듯한 느낌이 있으니 식혀서 먹는 게 좋다. 식어야 바삭바삭하여 씹는 느낌이 살기에. 그리고 맛소금은 볶은 뒤에 치는 게 더 좋다.
볶은 메뚜기는 그대로 먹어도 되고, 간장에 졸여 먹어도 된다. 술안주나 간식거리로는 그대로가 좋고, 반찬으로 쓰려면 간장에 졸인 게 좋다.
전부터 벼르고 있던, 담근 술을 맛볼 기회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메뚜기를 안주로 하여 오디주, 칡주, 오가피주, 앵두주를 한 잔 한 잔씩 맛보는 동안 가을밤은 익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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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메뚜기를 '보는·잡는·먹는' 세 가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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