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정판수
나무 타는 냄새는 또 어떤가. 나무는 그 종류마다 냄새가 다르다. 저번 태풍에 넘어진 낙엽송과 뽕나무와 테라스 만들다 남은 자투리 나무를 태워봤는데, 각각 나름의 냄새가 났다. 낙엽송이 송진내가 배인 내음이라면 자투리 나무는 담백함이 배어 있다. 그러나 역시 나무 타는 내음은 뽕나무가 으뜸이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하면서도 알싸한 향기가 콧속으로 스며든다.
장작불을 좋아하다보니 난처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옆에 앉은 선생님이 대뜸, "아니 그 집에는 아침에도 고기 구워 먹어요?" 하는 게 아닌가. 아마도 어제 저녁의 장작불 냄새가 다 가시지 않아 숯불 냄새로 오인했나보다.
변명하려다 그냥 "네" 하고 답했다. 흔히 '불내'라고 하는 그 냄새는 쉬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깨끗이 몸을 씻어도 한 번 배어든 냄새가 사라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한다. 그러니 그동안은 이런저런 오해를 살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