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 오래도록 벼를 말리다정판수
그저께 언양에 사는 처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구마와 배를 팔아달라는 거였다. 처형댁, 즉 큰동서댁은 농사를 많이 짓는다. 자기네 논밭도 많지만 도시인들이 사놓은 투기성 논밭을 빌어 곡식과 채소를 심는다.
그 때문에 우리가 덕을 많이 본다. 고구마, 감자, 호박, 무·배추, 콩, 흑미(黑米), 기장 등을 시시때때로 얻어먹는다(올해는 우리도 심은 터라 그 양이 줄었지만). 아내에게는 친정이 따로 없다. 바로 언니네가 친정인 셈이다. 애써 힘들게 지은 농사를 그저 얻어먹는다면 너무 염치가 없으니 쌀과 고추만은 다른 사람에게 팔 때와 똑같이 돈을 준다.
그런데 가까운 친척들에게 나눠주기에는 그 양이 너무 많을 때는 팔 수밖에 없다. 논밭이 많다 보니 나오는 작물도 많다. 특히 '언양배(울산배)'라는 프리미엄을 얹고 팔리는 배는 수입원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