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오마이뉴스 남소연
노무현 대통령이 그냥 스러지진 않을 모양이다. "정치일선에 나서는 것은 맞지 않지만 정치문화나 사회적 요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말만 놓고 보면 문제 될 게 전혀 없다. 거듭 확인하자. 이병완 비서실장은 "정치일선에 나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분명히 말했다. 부연설명 삼아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첫 꿈을 꾸는 것이 '농촌복원운동'이라고도 했다.
문제될 게 전혀 없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에 헤비타트운동을 벌인다고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듯이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에 '농촌복원운동'을 하는 데 시비 걸 사람은 없다. 오히려 쇠락해가는 우리 농촌을 생각하면 반길 일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겨레>는 "그런데…연기가 솔솔 난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중앙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가 '소문'을 모아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 그리고 한 지인에게 "부산시장에나 출마해 볼까"라고 말했다는 소문 등이다.
역시 의혹 지점은 딱 한 곳. 현실정치 참여다. 이병완 비서실장의 표현으로 바꾸면 '정치일선' 참여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맞지 않다"고 했는데 일부 언론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해석차는 왜 발생하는 걸까?
"현실정치 참여 맞지 않다"고 하는데 왜...
@BRI@언론은 이전의 발언을 상기시킨다. 지난 8월 27일, 노무현 대통령이 노사모 핵심 회원들과 만나 한 얘기다. "정치·언론 문제는 임기 끝나고도 손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재임기간 동안의 경험을 어떻게 사회화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연구도 하고 저술·강연활동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역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회고록을 쓰거나 특강을 하는 일은 동서양 가리지 않고 퇴임 대통령들이 주로 보이는 행동양식이다.
이쯤 됐으면 정리를 해도 될 것 같다. 색안경 끼고 볼 일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적 공감대와 역대 퇴임 대통령의 전례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활동을 할 것이다. 문제 삼을 것도, 시비 걸 것도 아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려니 개운치가 않다. 마음에 걸리는 말이 있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문화나 사회적 요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궁금하다. '정치일선'과 '정치문화'는 어떻게 다른 걸까?
창이 있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당대에 성공한 대통령이 우리 정치문화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학적 변화'를 거론했다.
무슨 뜻인가? 이병완 비서실장은 번역자이니까 원저자의 말로 돌아가자.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호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너무 싸움을 많이 한다. 대화와 타협을 이루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정치 실현에 그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