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안정적으로 정착할

.. 서식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했다지만 새로운 생태계에서 과연 어떤 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지 충분히 두고보아야 하는 법 ..  《박병상-우리 동물 이야기》(북갤럽,2002) 159쪽

..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  《박채란-국경 없는 마을》(서해문집,2004) 44쪽

“서식(棲息) 가능성(可能性)을 충분(充分)히 고려(考慮)했다지만”은 “살 수 있는가를 넉넉히 헤아렸다지만”이나 “얼마나 살 수 있는가를 살펴보았다지만”으로 다듬습니다. “정착(定着)할지 충분히 두고보아야”는 “자리잡을지 차근차근 두고보아야”로 손봅니다. “문제를 해결(解決)하고”는 “문제를 풀고”로 손보고, “유일(唯一)한 방법”은 “하나 있는 방법”이나 “하나뿐인 길”로 손봅니다.

 ┌ 안정적(安定的) : 바뀌어 달라지지 아니하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   - 통화의 안정적 관리 /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 안정적인 직업 /

 │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다

 ├ 안정(安定) : 바뀌어 달라지지 아니하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함

 │   - 물가 안정 / 증시 안정 / 안정을 잃다

 │

 ├ 어떤 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지

 │→ 어떤 종이 안정되게 자리잡을지

 │→ 어떤 종이 제대로 자리잡을지

 │→ 어떤 종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

 ├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길

 │→ 외국사람이 걱정없이 살아갈 길

 │→ 외국사람이 즐겁게 살아갈 길

 │→ 외국사람이 마음 가벼이 자리잡을 길

 └ …

물건값이 오르지 않도록 하는 일을 놓고 “물가 안정”이라고도 하지만, “물가 잡기”라고도 합니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는 일을 ‘안정시키기’라고도 하지만, ‘차분해지기’나 ‘가라앉히기’라고도 합니다.

물건값이 뛰지 않도록 붙잡고, 돈이 막히지 않고 흐르도록 다스리며, 나라살림이 튼튼하게 커 갈 수 있도록 북돋우는 한편, 에너지를 집집마다 고르게 쓸 수 있도록 합니다.

 ┌ 통화의 안정적 관리 → 돈을 꾸준하게 다스리기

 ├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 에너지를 끊이지 않고 대기

 ├ 안정적인 직업 → 먹고살기 걱정없는 일

 └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다 → 나라살림이 튼튼히 커 나가다

 느긋하게, 또는 걱정없이 지내는 모습을 일러 ‘안정’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말을 쓰는 일은 잘못되지 않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느긋하’고 ‘걱정없’는 모습은 ‘느긋하다’고 할 때와 ‘걱정없다’고 할 때, 또 ‘홀가분하다’고 할 때와 ‘차분하다’고 할 때가 한결 낫지 않겠느냐 생각해요. 아니, 이 느낌과 모습 그대로 말하면 넉넉하지 않으랴 싶습니다.

ㄴ. 안정적인 수입

.. 다행히 내겐 수입원이 있다. 어린이책을 써서 그걸 팔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은 못 되고, 그리 많지도 않다. 미국에서 생활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서 살려면 아파트를 얻어야 하고, 먹고살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  《리타 골든 겔만/강수정 옮김-나는 유목민, 바람처럼 떠나고 햇살처럼 머문다》(눌와,2005) 64쪽

 ‘수입원(收入源)’은 ‘벌잇거리’나 ‘벌이가 되는 일’쯤으로 다듬고, ‘수입(收入)’은 ‘벌이’로 다듬습니다. “생활(生活)하기엔 충분(充分)하지 않다”는 “살기에 넉넉하지 않다”로 손보며, “고정적(固定的)인 일자리를 구(求)해야”는 “늘 일할 자리를 얻어야”나 “꾸준히 일할 곳을 찾아야”나 “붙박이 일자리를 알아보아야”로 손봅니다. “먹고살기 위(爲)해서는”은 “먹고살자면”으로 손질합니다.

 ┌ 안정적인 수입은 못 되고

 └ 먹고살기 위해서는

 먹고살려면 꾸준히 일하면서 돈을 벌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입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란 이런 일자리, 그러니까 ‘다른 걱정이 없이 먹고살 수 있는’ 일자리일 테지요. 그러면 “안정적인 수입은 못 되고”란 글월은 “먹고살 만큼은 못 되고”쯤으로 풀어내면 될까요? “먹고살기엔 힘들고”로 적어도 괜찮습니다.

 “걱정없이 지낼 만한 벌이”나 “그럭저럭 지낼 만한 벌이”로 담아내 보기도 합니다. “마땅한 벌이”나 “주머니를 넉넉히 채우는 벌이”로 담아내어도 제법 어울립니다.

ㄷ.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 곡물 메이저들이 말하는 이른바 ‘부가가치적’ 활동을 위해 세계 어디서든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원료에 접근하려는 것뿐이다 ..  《브루스터 닌/안진환 옮김-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시대의창,2004) 30쪽

 ‘곡물 메이저(major)’라고도 합니다만, ‘곡물 재벌’이라고도 합니다. “부가가치적(附加價値的) 활동(活動)”은 “더 돈이 되는 일”이나 “더 많은 돈을 버는 일”로 풀어냅니다. ‘저렴(低廉)하게’는 ‘값싸게’로 다듬고, ‘접근(接近)하려는’은 ‘다가가려는’으로 다듬습니다.

 ┌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접근하려는

 │

 │→ 꾸준히 값싸게 얻으려는

 │→ 언제라도 값싸게 얻으려는

 │→ 늘 값싸게 얻으려는

 └ …

 보기글은 퍽 어렵습니다. 아니 뒤틀려 있습니다. 번역글이지만 그다지 알맞춤하게 번역하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통째로 손질해서 다시 써 봅니다. “곡물 재벌이 말하는 이른바 ‘더 많은 돈’을 벌고자, 세계 어디서든 언제나 값싸게 원료를 얻으려는 것뿐이다.”

 더 많은 돈을 ‘언제나’, ‘늘’, ‘한결같이­’, ‘오래오래’ 벌고픈 마음은 재벌들 모두한테 똑같구나 싶습니다. 이제 그만큼 벌었으면 넉넉할 텐데,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에 즐겁게 써도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