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니 엄마 아니라니까~" 어미개의 색이 강아지와 완전히 다르다. 다른 개가 낳은 새끼를 거둬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동티모르에선 젖을 물리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시골 모습을 보는 듯.
조경국
동티모르 암탉과 우리나라 암탉, 뭐가 다를까우리나라에서 암탉이 제가 낳은 병아리들을 이끌고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를 건널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동티모르의 암탉은 행복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제가 낳은 새끼를 제가 건사하면서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암탉이 낳은 달걀, 당연히 유정란이다.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10박11일간 동티모르를 여행했다. 이 여행에는 조경국 기자가 사진기자로 동행했다. 여행은 즐거운 것이나 동티모르를 돌아다니는 동안 마음은 내내 무거웠다. 열악한 도로 사정과 툭하면 끊기는 전기는 부차적인 이유다. 동티모르 사람들의 밝은 표정과 대비되는 암울한 현실이 자꾸만 마음에 무거운 추를 달게 했던 것이다.
일정은 10박 11일이었으나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까지 가는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발리를 경유해서 오고가느라 3일을 까먹었다. 동티모르에서 8박을 했다. 주로 딜리에 있었으나 동쪽 끄트머리의 뚜뚜알라와 남쪽의 수아이, 서쪽의 리퀴사에도 다녀왔다. 뚜뚜알라 가는 길에는 상록수부대가 주둔했다는 로스팔로스에 들러서 그 흔적을 확인하기도 했다.
렌트한 차량으로 이동을 하면서 여행을 다녔기 때문에 주마간산이 아닌 주차간산(走車看山)이 될 수밖에 없었다. 차량이 없다면 동티모르에서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 보고 온 것은 아니다. 가급적이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터. 여행자의 눈에 비친 것들은 아무리 동티모르에 관한 기초지식을 습득했다 하더라도 인상비평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로고스리소시스의 전흥수 고문과 EPC의 장근호 이사가 동티모르를 여행하는 동안 안내를 해주었다. 덕분에 동티모르의 구석구석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면을 빌어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