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하게 무쳐낸 연한 돌나물에서 봄의 향기가 제대로 느껴진다.
조찬현
나른한 봄날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이때에는 단연 봄나물이다.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음식이 어디 있을까 싶다. 커다란 양푼에 봄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거기에다 참기름을 살짝 두르면 좋겠다. 계란프라이도 하나 올려 쓱쓱 비벼내면 금상첨화이리라.
봄나물 비빔밥 한술에 힘이 절로...이때 공기 밥은 몇 번 흔들어 양푼에 넣는다. 재료는 봄나물이면 된다. 달래, 방풍나물, 무채, 돌나물, 상추, 오이 등과 다진 고기, 고추장 양념이면 족하다. 다진 고기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갈아 갖은 양념을 한 후 팬에 볶아낸다. 왼손, 오른손으로 쓱쓱 비벼 한입 떠먹으면 고향생각이 절로 날것이다.
살이 오른 바지락을 듬뿍 넣은 구수한 냉이나 쑥 된장국이 곁들여진다면 더욱 더 좋을 것이다. 그리하면 옛날 고향집에서 온 가족이 평상에 삥 둘러앉아 숟가락 달그락거리던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열리리다.
강된장에 버무려낸 방풍나물, 새콤하게 무쳐낸 연한 돌나물에서 봄의 향기가 제대로 느껴진다. 이들은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방풍나물은 풍에 좋다. 돌나물무침은 피를 맑게 하여 혈액순환을 돕고 칼슘함량이 우유보다 두 배나 많으며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새콤한 신맛은 입맛을 돋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