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장관, 세금으로 '비밀사조직' 꾸렸나

[장윤선의 톡톡! 정치카페 3] 특임장관실의 말도 안 되는 '자문위원단' 명단 비공개

등록 2011.06.01 14:22수정 2012.08.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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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특임장관이 지난 1월 2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사단법인 '푸른한국' 주최 '이제는 개헌이다, 청렴공정사회를 위한 권력분산'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의 발언을 듣던 중 주위를 살피고 있다. ⓒ 권우성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실의 자문위원단 구성을 보면 놀랄 정도로 특정 연줄 따라 줄기줄기 이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특임장관실(www.omsa.go.kr) 대표번호 02-2100-8782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문위원단 명단과 직함, 회의 간별, 자문료 액수, 개최 회수, 주된 회의내용 등을 물었죠. 당연히 공개할 줄 알았는 데 어처구니 없더군요.

단박에 정보공개청구 들어갔습니다. 지난 20일 정보공개 청구를 했더니 열하루 지난 5월 31일에야 답변이 왔습니다. 부분공개 결정이 났더군요. 조심스레 이메일 박스를 열었습니다. 결과는? 함께 보시죠.

정보공개 내용
평소 특임업무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하께서 청구하신 정보공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개하여 드립니다.

2. 특임장관이 주재하는 자문위원단 회의는 어떤 건별로 열리며 1번에 제공되는 회의비(거마비)는 얼마나 됩니까.
- 분기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기타 수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음.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수시로 정책자문을 받고 있음
- 기본적으로 회의 참석수당을 10만원 지급하며, 자문수당은 자문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3. 지금까지 이재오 장관은 자문위원회를 몇 번 개최했습니까.
- 2011년에는 분과별 1회, 총 4회에 걸쳐 자문위원회를 개최하였음

4. 이재오 장관이 개최한 자문위원회의 내용은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 사회적 주요현안에 대해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대부분임

어? '1'은 어디로? 비공개 됐습니다. 사유를 볼까요?


정보 비공개 사유
1. 특임장관실 내 자문위원단의 명단과 직함을 알려주십시오. 

- 특임장관실 정책자문위원회는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운영 중에 있습니다. 특히, 각계각층과의 소통을 위한 업무, 사회갈등의 조정 및 이해관계의 조정, 의견 수렴 등 특임업무와 관련한 자문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특성상 명단이 공개될 경우 솔직하고 자유로운 의견교환 등이 저해되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각 위원의 인적사항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와 사생활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습니다.

- 따라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5호 및 제6호에 의거 비공개하오니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재오씨가 워낙 크레믈린 식으로 살아 특별사설팀 꾸렸나"

특임장관실 뭥미? 애초에 자문위원단 정도는 홈페이지 소개마당에 사진과 약력 정도가 나와 있을 줄 알았습니다. 없데요? 전화하면 알려주겠지…. 안 알려주데요? 정보공개 청구하면 공개하겠지…. 공개 안 하더만요.

전직 장관님들은 이 소식에 화들짝 놀라십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장관의 공무를 위한 자문기구를 운영하면서 정부 돈을 쓰는데 명단을 비공개로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어떤 근거로 정부 돈을 썼는지 알려면 명단공개는 기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에게 여쭸습니다. 김 장관도 "십 원이든 백 원이든 정부 돈을 쓰면 당연히 명단공개는 기본"이라며 "이재오씨가 워낙 크레믈린 식으로 살아 특별사설팀을 꾸렸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재오씨가 자문위원단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사조직을 운영하면서 정부 돈을 썼다면 그것은 불법"이라며 "국회가 나설 일"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선숙 민주당 의원에게 전화했습니다. 박 의원은 환경부 차관을 지낸 적도 있으니까요. 박 의원의 말입니다.

"자문위원단 명단이 왜 비공개예요? 공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는데 웬 프라이버시? 국민이 당연히 알아야 할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니 국회가 나서서 받아내야겠네요."

6월 임시국회에서 기필코 이 정보를 꼭 알아낼 생각입니다. 좀 쪼잔해 보이시죠? 국회 회기 중 얼마나 중요한 일들이 많은데 고작 이깟 일에 열중할 것이냐 비판하실 건가요? 그래요, 저는 박완서 선생님처럼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 여자랍니다. 자문위원단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꼭 가르쳐 드릴게요. 그때, 헥! 놀라지나 마세요!
#이재오 #정치카페 #특임장관실 #박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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