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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來 올 래(來)는 ‘밀’을 그린 상형자였는데 하늘로부터 귀한 식량이 ‘왔다’는 점과 외지에서 전래되어 '왔다'는 것에 착안하여 점차 ‘오다’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 漢典
최근 종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來自星星的你)>가 중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치맥(炸鷄配啤酒)'이 중국인들의 신종 유행어가 되고, AI로 주춤하던 중국 닭고기시장이 활기를 되찾는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프트파워의 위세에 새삼 놀라게 된다.
올 래(來)는 원래 오곡 중 하나인 '밀'의 이삭이 팬 모양을 그린 상형자였다. 고대에 밀은 '來', 보리는 '맥(麥)'으로 구분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밀을 나타내던 '래(來)'가 모양이 비슷한 '보리'도 점차 뜻하게 된 것으로 파악한다.
곡신(穀神)이 허락하여 하늘로부터 귀한 식량이 '왔다'는 점과 밀이 외지에서 전래되어 왔다는 것에 착안하여 점차 '오다'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고, 본 뜻을 보존하기 위해 아래에 뿌리까지 그려 넣은 보리 '맥(麥)'을 따로 만들었다고 한다.
백면서생 장생(張生)과 재상의 딸 최앵앵(崔鶯鶯)과의 사랑을 그린 원(元)대 최고 희곡인 왕실보(王實甫)의 <서상기(西廂記)>에 나오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뜻의 고진감래(苦盡甘來)는 지금도 널리 회자되는 사자성어로 유명하다.
과거 중국 화장실은 앞문이 없고 악취와 지저분한 것으로 악명 높았다. 최근 올림픽과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크게 개선되어 대도시는 이제 대부분 쾌적해진 편이지만, 여전히 곳곳에 문명 교육을 위한 표어들이 붉은 글씨로 붙어 있다.
그 중에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좋은 호응을 얻는 문구가 "앞으로 작은 한 걸음, 문명은 크게 한 걸음(前進一小步, 文明一大步)"과 "올 때 총총, 갈 때도 콸콸(來也匆匆, 去也冲冲)"일 것이다.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고 하는데 해음을 통해 총총 왔듯이 물도 콸콸 내려달라는 의미를 재치 있게 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다'라는 말은 흔히 '가다'와 짝을 이뤄 쓰인다. 불교경전 <법구경(法句經)>에도 진리의 모습을 '모든 것은 오고 간다'고 표현하고 있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갈 것이니 오고 감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지켜보라는 것이다. 쉽게 온 것은 빨리 사라진다(來得容易, 去得快)거나, 올 때 순풍은 갈 때는 역풍(來時順風, 去時逆風)이라는 말은 당연한 이치 표현이면서 잔잔한 깨달음을 전해준다.
쇠털 같이 많은 날(來日方長)이 또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고, 루이 알튀세르의 저작 제목처럼 '미래(未來)는 오래 지속' 될 것이다. 무슨 일이든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진중함으로 다가옴과 멀어짐을 담담히 지켜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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