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동굴 근대역사관에서는 수도권 최대의 금속광산이었던 광명동굴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윤한영
정 팀장은 예전에는 공연을 보면 공연만 보였는데, 이제는 무대 장치와 무대 뒤가 보인단다. 관객의 입장에서 공연기획자의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2012년 9월, 동굴문화팀으로 발령을 받을 때만 해도 정 팀장은 문화의 문외한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3년이란 기간은 정 팀장을 단련시키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지금의 정 팀장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팀장은 그 변화를 스스로 느끼고 있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사실에 무한히 감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가 테마개발과로 발령을 받는 뒤, 지금까지 쉰 날은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남을 정도였다. 주말은 더 바빴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이다. 유료 전환을 결정할 때만 해도, 동굴 내부를 새로운 콘텐츠로 채우는 작업을 할 때만 해도 과연 관광객들이 돈을 내면서까지 광명동굴을 보러 올 것인지 걱정했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25만에서 30만 명이면 대박이라고 예상했거든요. 그런데 80만 명이 넘고 100만 명을 기대하고 있으니 대단한 거죠. 그 덕분에 더 많이 바빴어요."방문객 수가 10만 명, 20만 명, 30만 명이 될 때마다 축하행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 행사 역시 정 팀장 담당이었다. 공연 사이사이에 축하행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오죽하면 축하행사가 '가난한 집 제삿날 돌아오듯 한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을까.
이렇게 바쁜 정 팀장에게 아킬레스건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늦둥이다. 한창 엄마의 손을 필요로 하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자책 때문에 아이를 볼 때마다 안쓰럽다. 그런데도 일 욕심을 버릴 수가 없다. 하고 싶은 일도 너무나 많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20년 동안 했던 보건 업무보다 3년 동안 한 문화 업무가 더 적성에 맞는다는 정 팀장. 그래도 언젠가는 이 일에서 손을 떼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어느 부서에 가든 할 일은 많을 것이고, 충분히 잘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열정을 보면 가만히 앉아서 주어지는 일만 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열정을 불태우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을 테니까.
"저는 칭찬에 춤추는 사람이에요.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잘 했다, 고생했다는 말 한 마디면 그게 싹 사라져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맞는 말이더라구요. 제가 인정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배려하면서 좋은 팀워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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