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정 팀장은 예술의 전당 무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발레, 고전무용, 퓨전국악, 난타, 오카리나 독주, 클래식 협연, 갈라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윤한영
발레, 고전무용, 퓨전국악, 난타, 오카리나 독주, 클래식 협연, 갈라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동굴문화팀 업무를 담당하면서 문화예술 공연에 눈을 뜨기 시작한 정 팀장은 자신이 알게 된 모든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아쉽게도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올리지 못한 공연은 있다. 오케스트라 공연이다. 광명동굴은 내부가 너무 습하기 때문에 현악기 공연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동굴 예술의 전당은 또 다른 한계가 있다. 동굴 내부가 일 년 내내 12도라는 것이 장점이지만 단점도 된다. 한여름에도 처음에 들어갈 때는 시원하지만 20~30분 정도 지나면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진다.
그 때문에 동굴 안에 한 시간 이상 머물려면 두툼한 겉옷을 준비해야 한다. 동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준비할 때 이 점을 당연히 감안할 수밖에 없다. 공연이 50분을 넘으면 출연자나 관객이나 전부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정 팀장의 표현을 빌자면 '뼛속까지 추위가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연을 50분 이상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그런 단점 때문에 예술의 전당 공연은 5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 됐다.
공연을 기획하면서 정 팀장이 가장 방점을 찍은 것은 동굴과 일체감을 이루는 것이다. 그가 기획한 공연이 동굴의 특성과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듣고 싶은 것이다.
"동굴은 아주 특별한 공간이잖아요. 또 동굴 예술의 전당은 우리나라에 딱 하나밖에 없는 무대구요. 그런데 동굴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이 다른 곳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공연과 같다면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여기에서만 볼 수 있거나 아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까지 그가 설정한 방향에서 크게 어긋난 것은 없었다.
동굴하면 황금이지, 그게 통했다양기대 시장은 2014년 가을, 광명동굴 유료 전환을 결정한다. 폐광 개발 최종 목표가 유료 전환이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가장 큰 우려는 누가 광명동굴을 돈을 내며서까지 보러 오겠느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반대 목소리가 높고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 시장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당연히 광명동굴 유료 전환 업무는 동굴개발을 전담하는 테마개발과 몫이 됐다. 목표는 간단했다. 관광객들이 돈을 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내부 공간을 알차게 바꿔야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절대로 간단하지 않은 아주 어려운 미션일 수밖에 없었다. 광명동굴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일이기도 했다.
테마개발과에 비상이 걸렸다. 각 팀마다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정소정 팀장이 이끄는 동굴문화팀도 동굴 내부에 어떤 콘텐츠를 넣을 것인가 고민해야 했다. 이때 나온 아이디어가 '황금'이다.
광명동굴은 한때 금, 은, 동, 아연 등을 캐내던 수도권 최대의 금속광산이었다. 1955년부터 1972년까지 '황금 52kg'을 캐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채굴을 시작했으니, 1955년 이전에는 더 많은 황금을 캐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