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레일바이크 '성공'의 효시가 된 정선 레일바이크.
박장식
정선선의 영업정지구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설된 정선 아우라지역-구절리역 간 레일바이크는 올해로 10년을 맞이한다. 혐오시설 내지는 한 줌 폐기물로 변하기 쉬운 폐선과 폐역에 대한 좋은 사용방법을 제시해, 2016년 현재 벌써 312만명이 이용한 대한민국 폐선 활용의 효시가 되었다.
초기 시설비용이 싸고, 기존 철로를 철거할 비용이 들지 않고, 간단한 개량과 보수만 거치면 느리고 가벼운 레일바이크는 무탈하게 운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곡성, 문경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과유불급인 모양새로 레일바이크가 퍼지고 있다. 지금은 개량되는 노선노선마다 레일바이크를 올리고 엉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철도 노선을 개량하여 레일바이크를 운행하거나 계획하는 지자체만 해도 강원도 정선군, 춘천시, 원주시, 태백시, 경기도 양평군, 가평군, 충청남도 아산시, 보령시, 경상북도 문경시 네 곳, 경상남도 김해시, 진주시, 청도군, 전라남도 곡성군, 여수시 등이다. 생겨나는 폐선마다 레일바이크로 도배되고 있는 셈이다.
의왕시, 화천군, 정동진 등 레일바이크를 운행할 마땅한 폐철도가 없는 곳에도 레일바이크를 운영하기 위해 철로를 부설하는 등 레일바이크는 이미 전국적인 유행이 되었다. 국민 온천관광지보다 더 찾기 쉬운 곳이 레일바이크가 돼 버렸을 정도다.
하지만 레일바이크는 혹한기나 혹서기에 탑승이 어렵고, 노약자나 장애인, 나홀로 여행족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제한된 관광이라는 단점이 있다. 또한 레일바이크가 이미 너무 많고, 몇몇 곳은 볼거리가 없고 매점과 매표소 정도만 달랑 두고서 운영되는 곳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레일바이크가 지역민, 향토기업에 돌아가는 수익 역시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이설 이전 교통 중심지가 구 역사였다면, 이설 이후에는 중심이 신 역사와 읍내로 이동한다. 즉 구 역사는 대부분 교통이 불편한 곳에 위치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레일바이크를 타려면 투어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실제 기차역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역 인근에서 식사를 하거나 물건을 사고, 지역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소비를 하는 것과 달리 레일바이크 이용객들은 자가용이나 투어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레일바이크 주변에선 푸드코드, 매점 등 한정된 소비에 머물게 된다.
경인일보(5월 11일) 기사에 따르면 의왕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다른 레일바이크쪽도 속사정은 따져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경전선 하동 구 북천역-양보역 구간과 구 횡천역-구 하동역 구간에 레일바이크를 개업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