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0일 저녁 <시사저널> 노조 파업 100일 거리 문화제에 참석한 시사모 회원들과 독자들이 노조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2006년 6월 16일 <시사저널> 870호 인쇄 중 이학수 삼성 그룹 부회장 관련 기사 삭제. 2007년 1월 11일 노동조합 소속 기자 23명 전면 파업 돌입, 그리고 4월 20일 파업 100일.
지난해 10월 12일 '<시사저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2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되면서 시사저널 사태 취재에 뛰어들었다. 기자는 20일 저녁 파업 100일을 기념해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도 취재차 참석했다.
파업 이전부터 시작된 취재를 감안하면, 기자의 <시사저널> 취재는 200일째를 향하고 있다. 그동안 고재열 기자의 '퀴즈왕 등극' 기사 등을 포함, 이번 사태와 관련해 총 15개의 기사를 썼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솔직히 말해, 이제는 살짝 <시사저널> 취재에 힘이 빠진다. 취재 초기, 사주의 편집권 침해에 두 주먹을 부르르 떨었고, '기자도 노동자'라며 사측을 향한 노조원들의 정당한 요구 사항들을 '▲'을 넣어 강조하던 시절이 있었다.
<시사저널> 취재 기자로서 고충
하지만 기자도 사람이다. 애인과의 100일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시사저널>과의 100일 기념일은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그간 100일을 톺아보면 그렇다. '기자는 기사로 말하라'던 명제는 어느새 힘을 잃었고, 기사 하단에 적혀 있던 '이름 석자'를 깨고 나온 기자들은 "파업까지 하게될 줄이야"라는 탄식을 쏟아냈다.
담배를 안주로 막걸리를 들이키던 정희상 위원장, 삭제된 '2인자 이학수의 힘, 너무 세졌다'라는 기사를 쓴 이철현 기사의 축 쳐진 어깨, 촛불문화제에서 딸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다 눈물을 보인 윤무영 기자 등 지면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기자들을 가까이서 보는 것은 마음 편한 일만은 아니다.
또한 <오마이뉴스>를 포함해 금창태 사장의 줄소송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하는 취재기자로서의 고충이 있었고, 시사저널 본사(서대문) 앞 요상한 일러스트를 보고 저절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던 독자로서의 쓰라림도 있었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보란듯이 단행본 <기자로 산다는 것>을 출판했고 '퀴즈 영웅'도 탄생시켰지만, 파업 투쟁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간간히 들렸다. '새 매체 창간' 소식도 전해졌지만, 시사저널로의 전원 복귀는 항상 희망사항 0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