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비 맞은 3천 촛불 "물대포보다는 낫지"

등록 2008.06.04 21:56수정 2008.06.05 08:43
0
원고료로 응원
 부산시민 3000여명은 4일 저녁 비가 내리는 속에 서면 태화쥬디스 옆 도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부산시민 3000여명은 4일 저녁 비가 내리는 속에 서면 태화쥬디스 옆 도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윤성효

비가 억수로 내렸다. 하지만 시민들은 더 많이 몰려들었다. 촛불문화제가 끝나도 가지 않고 도로로 나아갔다. 시민들은 한 때 어청수 경찰청장이 근무했던 부산지방경찰청으로 향했다.

4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모여든 시민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비가 내렸다. 이날 동맹휴업을 벌인 부산대·동의대·부산교대·부경대 학생을 비롯해 3000여명이 모였다.

대학생들은 각 대학 정문 앞 등에서 집회를 연 뒤 이날 오후 5시경 부산시청 앞 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대학생들은 부산시청 광장에서 서면 태화쥬디스까지 약 6㎞ 가량을 걸었다.

 부산대와 동의대, 부산교대, 부경대 학생들은 4일 동맹휴업을 벌이고 부산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서면까지 현수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부산대와 동의대, 부산교대, 부경대 학생들은 4일 동맹휴업을 벌이고 부산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서면까지 현수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윤성효

대학생들은 "2MB 너의 모든 것을 반대한다" 등 각종 구호를 적은 5m 길이의 현수막 20여개를 들고 행진했다. 대학생들은 차도 2개 차선을 차지한 채 행진하면서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문화제는 이날 저녁 7시 10분경부터 서면 태화쥬디스 옆 2차선 도로에서 열렸다. 퇴근한 직장인을 비롯해 중․고등학생 등이 참석했다. 태화쥬디스 앞에서 부산은행 부전동지점 앞까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촛불문화제가 시작되기 전 사회자는 "1분간 우산을 쓰지 맙시다. 우리가 맞는 비가 서울 사람들이 맞는 물대포보다는 나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숲을 이루던 우선이 거둬지면서 비옷을 입지 않은 시민들은 그냥 비를 맞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와 "버시바우는 집에 가라" "어청수는 감옥 가라"고 외쳤다. 6명이 연단에 올라 자유발언을 했으며 중간에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임소라(19)양은 "지금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한다. 촛불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다,국민 이기는 정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 이기는 정부는 공산주의 국가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모금함에 성금을 넣고 있다.
통합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모금함에 성금을 넣고 있다.윤성효

한 20대 청년은 작은 소화기를 들고 연단에 올랐다. 군 의무소대에 근무하고 지난해 제대했다는 그는 서울에서 시민을 향해 소화기를 사용한 경찰을 비난했다. 임형찬(27)씨는 "우리는 지금 양심과 비양심이 싸우고 있다. 이명박이 제일 못 됐지만 그를 뽑아준 국민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 학생'이라고 한 청년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은 어제 촛불집회를 하는 시민들이 실직자라고 했다. 국민을 핍박하게 만든 사람들이 누구냐. 있는 일자리까지 자르려고 하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말했다. 김신혜(19)양은 "6월의 대한민국이 피로 물들고 있다"면서 '아침이슬'이란 노래를 불렀다.

촛불집회 중간에 통합민주당 조경태 의원(사하을)이 연단에 올라 "지난주부터 경찰에 연행된 국민들을 만나러 경찰서를 다닌다"면서 "우리 국민은 참으로 착하고 정의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딸을 가진 아버지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어청수 경찰청장은 파면되어야 하고 구속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민주당은 오는 7일 오후 4시 서면에서 집회를 연다.

촛불집회는 이날 저녁 8시10분경 노래 '아리랑'을 함께 부르면서 마쳤다. 시민들은 이어 태화쥬디스 앞 편도 4차선 도로로 나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서면로터리를 지나 부산시청과 붙은 부산지방경찰청까지 행진했으며, 그곳에서 간단한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어청수 경찰청장을 구속시켜라"고 외쳤다.

 4일 저녁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4일 저녁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공무원들도 참석했다.윤성효
#쇠고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치매 걸린 아버지 댁에 온 남자... 그가 밝힌 반전 정체 치매 걸린 아버지 댁에 온 남자... 그가 밝힌 반전 정체
  2. 2 한식에 빠진 미국 청년, 이걸 다 만들어봤다고? 한식에 빠진 미국 청년, 이걸 다 만들어봤다고?
  3. 3 경찰까지 출동한 대학가... '퇴진 국민투표' 제지에 밤샘농성 경찰까지 출동한 대학가... '퇴진 국민투표' 제지에 밤샘농성
  4. 4 민교협 "하나마나 기자회견... 윤 대통령, 정권 이양 준비하라" 민교협 "하나마나 기자회견... 윤 대통령, 정권 이양 준비하라"
  5. 5 김 여사 감싼 윤 대통령, 새벽 휴대폰 대리 답장 일화 공개 김 여사 감싼 윤 대통령, 새벽 휴대폰 대리 답장 일화 공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