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준
빈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카메라를 탁자에 내려놓고, 장갑마저 벗었다. 좁은 창으로 바다가 보인다. 맑은 하늘 아래 바다는 푸른빛이었다. 가까이서 보는 바다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보는 바다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특히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보는 바다는 조금 더 신비스러워 보인다. 그 바다 위를 갈매기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었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주어서 열심히 들여다 보았다. 커피 종류, 참으로 많다. 메뉴판을 정독한 뒤 결정한 커피는, '오늘의 커피'. '오늘의 커피'가 코스타리카 란다. 그럼, 그걸로….
커피에 가볍게 곁들일 쿠키도 주문했다. 유기농에 핸드메이드란다. 오렌지 맛이 진하게 감도는 쿠키였다. 커피는 기대 이상이었다. 1층은 카운터 겸 커피를 만드는 주방이 있어서 커피를 마시면서 쥔장이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슬쩍슬쩍 곁눈질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대놓고 구경했다. 커피를 갈아서 정성스럽게 내리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아주 괜찮은 구경거리였다.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쉽고도 간단한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이 집, 손님들의 발길이 제법 잦았다. 출입문은 쉬지 않고 열렸고, 손님들은 나무계단을 올라갔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