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고 기타 메고 국회 가겠습니다"

[동행취재] '청춘봉고 유랑단' 8일째... "우리를 주목해주세요"

등록 2012.04.06 11:19수정 2012.04.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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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주를 찾은 청춘봉고 유랑단이 전북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은희

5일 전주를 찾은 청춘봉고 유랑단이 전북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은희

"청년의 바람 불어라!"

 

청년당의 '청춘봉고 유랑단'이 5일 전주의 전북대학교 앞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 외친 구호이다. 유랑단은 아침 일찍부터 익산의 원광대학교에서 선거운동을 한 후, 오후 3시쯤 전주 전북대학교에 도착해 선거운동을 벌였다. 요 근래보다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던 덕분에, 유랑단의 선거운동은 조금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유랑단은 학교 정문 앞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청년당 홍보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나오는 학생들, 또 학교로 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청년당의 명함을 건넸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명함을 건네서인지 다들 거부하지 않고 받아 명함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다.

 

청년당은 학생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발언을 하며 유세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저도 학자금 대출로 빚이 2000만 원이나 있어요"라며 많은 대학생들의 공통 고민을 말하거나 "맨몸으로 나왔습니다, 가진 것은 없지만 할 수 없는 것도 없습니다", "청바지 입고 기타 메고 국회 가겠습니다"라는 말로 의지와 젊음을 강조해 무관심하게 지나가던 학생들도 한 번씩 돌아보게 만들었다.

 

청년당 만난 대학생들, '등록금·주거·취업문제' 해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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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앞에서 선거운동 하는 청년당의 모습 ⓒ 김은희

전북대 앞에서 선거운동 하는 청년당의 모습 ⓒ 김은희

대부분의 학생들은 '청년당'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선거결과야 어찌되던 시도가 좋은 것 같다, 신선하다"라고 대답한 학생들이 많았다. 박소희(20)씨는 "사실 오늘 청년당을 처음 알게 됐는데 '젊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기존의 정당들에게선 그런 느낌을 받기 힘들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아무개(20)씨는 "노래하고 춤추고 있기에 동아리 홍보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정당 홍보였다"며 "딱딱한 연설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고 청년당의 홍보를 즐겁게 봤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특별히 바라는 정책이 있냐'는 물음에는 역시 등록금, 주거문제, 취업 등을 꼽았다. 천지예(20)씨는 "대학생들의 주거문제에 좀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며 "해마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다"고 청년당에 주거문제 해결을 부탁했다. 박수인(20)씨는 "대학생들의 걱정은 역시 취업이 아닐까 한다"며 "일자리 창출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취업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다소 보였다. 박아무개(21)씨는 "등록금, 주거, 취업 등 이런 문제는 기존 정당들에서도 다 나왔던 정책 아닌가, 다른 정책은 없나?"라며 타 정당들과 차별화 없는 정책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최아무개(22)씨는 "의도도 좋고 다 좋은데, 그냥 자기들끼리 놀러온 것 같다"며 "차라리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학생들의 걱정을 듣고 그것에 대한 청년당의 구체적인 정책을 말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법하다"라고 진행방식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돈이 없어 공보물 220여 개 밖에... 소수 정당에 관심 가져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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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없이 육성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유랑당원들 ⓒ 김은희

확성기 없이 육성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유랑당원들 ⓒ 김은희

청년당에 대한 관심은 대학생에서 그치지 않았다. 근처를 지나가던 행인들도 관심을 보였다. 눈에 띄는 주황색 옷을 입고, 귀여운 리본 머리띠까지 하고 있으니 눈에 띄었던 것이다. 차를 세우고 "명함을 달라"고 한 사람도 있었고, "어디에서 온 거야?"하며 궁금해 하던 이들도 있었다. 또 지나가던 한 행인은 "홍보할 때 구체적으로 약속을 명시해놔야 하지 않겠냐"라며 애정 어린 충고를 하기도 했다.

 

'청춘봉고 유랑단'은 확성기로 발언하는 가운데, 노래를 틀고 춤을 추기도 해 더욱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전주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역구 후보가 없는 가운데 확성기를 틀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해 이후 유세에서는 확성기를 쓰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유랑단원들은 굴하지 않고, 육성으로 더 크고 즐겁게 노래하고 외쳤다. 김정현 청년당 대변인은 "저에게는 인간 확성기가 있습니다, 돈이 없어 지역구 후보도 내지 못했고 선거 공보물도 전국 220여 개의 가구에 밖에 보내질 못했습니다, 이렇게 작고 귀여운 정당 보셨습니까?"라고 말하며 소수 정당의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덧붙여 "청년당, 진보신당, 녹색당 등 소수 정당에게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저희도 200개의 지역에 후보내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비록 확성기의 힘을 빌리지는 못했지만 청년당원의 목소리는 확성기만큼 커졌다. '돈 봉투 정치! No, 비싼 등록금! No, 비정규직! No'를 육성으로 크게 외치니 오히려 지나가는 대학생들의 시선을 더 끌었다.

 

유랑단은 지난 3월 29일 서울을 출발한 이후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길에서 보내면서 제대로 쉬지도, 잠을 청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즐겁게 청년당을 홍보하며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힘든 와중에 10분, 20분씩 번갈아 쉬면서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내미는 명함을 외면하는 것에 상처받을 법도 하고, 무관심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서운할 법도 한데 내내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그들의 목소리엔 꺾지 못할 젊음과 열정이 담겨 있었다.

 

청년당은 전주에서의 선거운동은 마쳤지만 11일까지 대전, 강원도, 서울 등에서의 일정이 더 남아있다. 또 어떤 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남은 일정 동안에도 그들의 열정과 의지를 뽐내며 더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끌어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김은희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기자단 '오마이프리덤' 2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청년당 #청춘봉고 유랑단 #4.11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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