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경기도... 조급해진 새누리 '잰걸음'

'보육교사 공무원화' 두고 충돌... "월급 주면 국가 경영 여유 없어" vs. "또 돈타령"

등록 2014.05.25 21:12수정 2014.05.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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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남경필-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남경필 새누리당 경지지사 후보, 오른쪽은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6.4지방선거 남경필-김진표 경기지사 후보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남경필 새누리당 경지지사 후보, 오른쪽은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 ⓒ 연합뉴스


경기도가 6·4 지방선거의 핵심 전략지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압도적 우위가 점쳐졌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의 맹추격으로 판세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일보>가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남경필 후보는 42.5%의 지지율을 보였다. 김진표 후보는 3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13~14일 조사. 703명 대상,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 오차범위는 95%신뢰수준에 ±3.7%P). 이는 지난 3월 조사에 비해 남 후보는 10.9%p 하락, 김 후보는 0.9%p 하락한 수치다. 두 후보간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진 것이다.

김 후보가 앞선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지상파 3사가 여론조사 기관 3곳에 의뢰해 지난 17~19일 조사한 결과, 남경필 후보는 34.8%의 지지율을 보여 김진표 후보(35.7%)에 오차 범위 내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기지역 1000명 대상. 유·무선 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3.1%P)

더욱이 김 후보가 내건 '경기도 보육교사 7만 명 공무원화' 공약이 반향을 일으키자 새누리당은 중앙당 회의를 경기도에서 개최하는 등 발걸음이 바빠졌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은 "경기도는 늘 새누리당을 선택해줬다"라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경기도에서) 팽팽한 긴장국면이 조성됐다"라며 향후 당력을 경기도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누리,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에 집중포화... "포퓰리즘"

새누리당은 25일 중앙당 회의를 경기도에서 개최하며 남 후보에 힘을 불어 넣었다. 남 후보는 이 자리에서 ▲ 통일경제특구 조성 ▲ 접경지역에 남북통합공단 조성 ▲ 경기도민은행 설립 후 경기북부에 유치 등의 내용을 담은 '경기 북부'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서청원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해당 공약의) 예산 문제를 이완구 대표가 약속해야 한다"라고 운을 뗐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중앙정부의 협조를 약속하겠다"라며 박근혜 정부와의 끈끈한 고리를 과시했다.

서청원 위원장은 "경기도는 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의미 부여를 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도민들은 늘 새누리당을 선택해 주셨다"라며 "국민들은 (아직) 크게 가슴을 열지 않은 거 같지만 많은 분들을 접촉해 보니 '한 번 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신뢰해야 할 거 같다'라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진표 후보의 '보육 공약'을 정조준 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부총리를 한 사람(김진표 후보)이 7만 명 보육교사를 공무원화 하겠다고 한다, 놀랐다"라며 "전국 23만 명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만들면 10조 원 이상이 들어간다, (이것이) 시대정신에 맞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아무런 재원 대책 없이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만든다는 건 중대한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문제에 대해 답해야 한다"라며 "공무원법을 개정해서 만들 건가, 책임 있는 공당 자세가 아니다, 사과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에 빠지는 건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걸 믿고 경기도를 맡길 수 있겠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보육교사 (처우) 문제를 안 다루겠다는 게 아니라 특별팀을 만들어서 반드시 논의하겠다"라며 "진짜 호랑이는 아무리 급해도 풀을 뜯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경환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역시 "보육 교사의 공무원화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얘기"라며 "대선에서나 할 수 있는 공약이지 도지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떻게 실현할지 아무 생각없는 무책임한 공약"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보육교사를) 모두 공무원화 해서 월급 주고 나면 국가 경영에 여유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새정치 '맞불'..."아이들 미래에 대한 투자, 새누리당은 돈 타령만"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은 돈 타령만 한다, 아이들 미래를 생각하는 정당이냐"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경기도 보육 정책 관련 간담회'를 열고 "보육 교사들은 월 평균 145만 원 월급에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있다"라며 "이같은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아이들 정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교사가 자주 바뀌면 아이들이 불안해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돈이 들어간다며 돈 타령을 하고 있다"라며 "세월호는 돈을 벌려다 일어난 참사인데, 이런 상황임에도 돈, 돈, 돈 하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보육 공약'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데 대해 "22조 원 4대강 사업보다는 아이들 미래를 위한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게 새정치연합의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른들이 커피 한 잔 줄이면서 아이들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라며 "2500년 대한민국 인종이 멸종한다는 인구학자들의 지적이 있는데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대한민국 미래와 인구수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따졌다. 그는 "우리는 수권정당으로서 국가적 미래를 생각해 보육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표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최재성 의원은 "엄격하고 단계적으로 공무원화하겠다는 김 후보의 공약을 새누리당과 남경필 후보는 '한꺼번에 공무원 만들기'로 왜곡하고 있다"라며 "이는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혹세무민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가 비난 받을 대상이라면 대선에서 완전 무상보육을 얘기한 박근혜 대통령은 처벌대상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김진표 후보는 "보육의 질은 교사의 질에 100% 달려 있다"라며 "사립학교 교사는 중앙정부가 (월급을) 다 주면서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취학 전 아동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몰라라 하고 전부 학부모 부담으로 돌리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육 교사 질 개선을 담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1년에 10%씩 (공공 보육교사를) 선발해서 자격을 주면 보육의 질이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 판세'에 대해 최재천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정책적으로 능력 있는 김진표 후보가 인물론에서 우위를 (점해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만들었고 팽팽한 긴장국면을 조성하고 있다"라며 "당에서도 선대위 출범식을 경기에서 개최하는 쪽으로 (진행하는 등 김 후보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지층 결집현상이 이뤄지는데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던 새누리당 지지층 결집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라며 "이런 점에서 상승세를 보였던 수도권에서의 야당 상승세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 부분을 예민하고 살피고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나갈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진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6.4 지방선거 #보육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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