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후보, 눈물 흘리는 지지자 위로6.4지방선거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오후 강남역 유세도중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를 위로하고 있다.
권우성
고승덕 후보는 이날 오후 강남역 사거리에 섰다. 딸이 자신을 비판한 이후 공식적인 유세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40~50대로 보이는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100여명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고 후보도 주먹을 쥔 오른팔을 들어올리며 "꼭 이기겠다"고 화답했다. 한 50대 여성 지지자는 후보와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보였다.
연단에 오른 고 후보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가장 혼탁한 선거가 돼버렸다"면서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가는 저를 끌어내리기 위해 상대 후보들이 저를 주인공으로 한 삼류드라마를 쓰고 있다, 아픈 개인사를 선거에 활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후보는 문용린 후보를 향해 '정치공작'의 배후라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그는 "문용린 후보는 제 딸의 글이 올라가기 전에 고 박태준 회장의 장남에게 예고와 격려를 받았다고 밝혔다가, 이후에는 글이 올라간 뒤 연락을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라며 "통화내역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아무 이유 없이 선거 하루 전날까지도 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희연 후보에 대한 날선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7%대의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 아픈 가족사를 가장 먼저 들춰냈다, 이제 와서 정책선거로 돌아가자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교조를 열렬하게 옹호하는 후보이며, 통합진보당 당적을 갖고 있다는 '당적설'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고 후보는 딸에게 미안하다며 절규했다. 이는 고 후보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당초 선거 초반 판세는 고 후보가 주도했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서 인지도에 따른 인기투표로 치러질 위기에 처한 서울시교육감 선거판은 고 후보에게 유리했다. 그는 '고시 3관왕', 새누리당 국회의원, 펀드매니저 등의 경력을 바탕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이번 선거가 지난 선거와 달리, 교육경력이 없어도 교육감선거 출마를 허용한 점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딸의 글로, 그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문용린 후보의 배후설을 제기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날 오전에 발표한 마지막 성명서에서 문 후보와 조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한 "선거 내내 제가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쳐왔으며, 청소년활동을 열심히 해왔고,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관료적 교육청을 쇄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문용린] 보수단체 총동원... "내가 보수단일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