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대 김상조 교수
이희훈
"정말로 문재인 후보는 재벌개혁 의지를 확고하게 갖고 있어요. 그것을(재벌개혁을) 일관되게 집행해야 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고 있고... 만약에 문 후보가 재벌개혁에 뜻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을 다 할 거예요. 그런데도 안 되겠다고 생각되면, 제가 그땐 캠프를 나올 겁니다."
그는 확신에 찬 말투로 이어갔다. 이어 "혹시 김상조가 만약 문 후보 캠프에서 나오게 된다면, 문 후보의 재벌개혁 의지가 없다고 국민들이 판단하셔도 될 것"이라고도 했다. '삼성 저격수'이자 재벌개혁론자로 알려진 김상조 한성대 교수.
그는 지난 15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이들 세 교수의 문재인 캠프 합류에 정치권 뿐 아니라 학계 등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경제사회부문에서 보수와 진보를 대표해 온 학자들인데다, 과연 어떤 정책과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김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TV의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해, 자신의 대선 캠프에 전격 합류한 배경 뿐 아니라 경제민주화 등 재벌개혁에 대한 소신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1997년 국민승리 21 권영길후보의 정책자문 교수단으로 참여한 이후 20년 동안 시민사회 활동에만 전념해 왔다"고 말했다. 20년만에 대통령선거에 자신도 뛰어든 셈이다.
- 당시 권영길 후보는 소수파였지만, 이번엔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캠프의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갔는데, 합류 제안은 언제 받았나."그동안 재벌개혁 관련해 많은 후보들과 공부할 기회를 가졌었다. 특히 문재인 후보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러차례 공부할 기회를 가졌다. 특히 2월 들어서 같이 공부해왔던 김광두, 김호기 교수님 등에게 함께 제안을 해오셨다. 저희들 입장은 탄핵이 결정되기 전까지 의사표시를 하기가 어렵다고 했고, 탄핵이 결정된 이후에 결단을 내려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경제이슈 공부해 와... 탄핵 결정 이후 캠프 합류 결단"- 문재인 후보와 공부를 했다니까,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다른 분야나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나, 보통 주제가 정해지면, 파워포인트와 풀텍스트를 준비해서 설명을 드리고, 질의 응답하고, 정책 연결 관련 의견을 나눈다. 문 후보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로 경제이슈였고, 직접 말씀드린 것은 재벌문제, 특히 삼성문제, 그리고 금융, 구조조정 문제 등 한국경제의 중요 현안과 관련된 부분들이었다."
김 교수는 문 후보의 학습능력에 대해서도 "다른 대선 후보들처럼 현안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부가 돼 있었다"면서 "다만 경제정책이라는 것이 한 분야만 봐선 안 되니까, 그것과 연관된 다른 분야에 체계적 합리성을 고려하는 부분에서 저희 전문가들이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와 경제공부를 함께 한 정치인들은 문 후보 뿐 아니라 이재명, 안희정 후보, 박원순 시장, 김부겸 의원, 남경필 지사 등이 망라돼 있다.
- 사실 우리사회에서 재벌개혁을 공부하려면, 김 교수를 만나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제 말에 동의를 하시든, 안 하시든간에 김상조가 하는 말을 들어봐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에 대해 모른다고 비판을 할 것이니까, 제 말씀을 들어보시는 것 같다.(웃음)"
- 그동안 함께 공부한 다른 정치인들 입장에선 문재인 캠프행에 대해 상당히 섭섭해 할 수도 있겠다."그런 의미에서 문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상당히 도움을 요청하하셨는데, 정치는 안 하겠다고 거절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문재인 캠프로 가서 다른 한편으로는 배신감을 느끼지 않으실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