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뉴스 단독] 김인철 장관 후보자, 수업불출석 학생에게 A+ '학점 특혜'... 교육부 감사·징계 받았지만 "후회 없다" 당당 ⓒ 이한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을 지낸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수업 불참 골퍼에 A+ 학점을 주고 특별장학금까지 지급하고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관련 기사 : '공정' 강조 김인철 교육장관 후보, 수업불참 골퍼에 'A+' 특혜 http://omn.kr/1yctm ).
<오마이뉴스>는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전 한국외대 총학생회 관계자를 통해 2017년 11월 23일 열린 '11대 총장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 영상을 확보했다. 당시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선을 노리던 김 후보자는 해당 대학 학부생이었지만 수업에 거의 참석하지 않아 과락 대상이었던 프로골퍼 김인경 선수에게 A+ 학점을 준 것과 특별장학금을 준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김인철 후보자 : 그 학생(김인경씨)에게 학점을 뭘 줬는지는 밝힐 수 없습니다. 왜냐면 교수님 말씀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김인경 선수에게 학점을 준 건 맞습니다. 장학금의 경우는 김인경 학생 이외에도 전액 장학금과 반액 장학금 그 밖에 여러 요인에 의해 공로 장학금이 인정됩니다. 김인경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 것도 맞고 제가 후회하지 않습니다.
당시 상대 총장 후보 : 후회하지 않는다?
김 : 네,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인경 학생은 '나비스코 클래식'이라는 시합에서 실패해서 인생의 좌절을 맛본 상태에서 저한테 왔습니다. 김인경 학생도 제 제자입니다. 제가 격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김 후보자가 언급한 '나비스코 클래식'은 LPGA 5대 메이저리그 중 하나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이다. 김 선수는 2012년 4월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27cm 거리의 퍼팅에 실패하면서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준우승 상금이 18만2538달러(약 2억2600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격려를 위한 장학금이 필요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실제 김인경 선수는 세계대회에 참석하느라 수업에 거의 불참했다. 외대 학칙은 '총 수업일수의 4분의 1을 초과하여 결석할 경우 수험자격을 박탈'토록 하고 있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2018년 1월 한국외대 총학생회와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인경 선수가) 내 수업 듣겠다고 한 번 찾아와서 한 번 만났고 10월에 그 선수가 인천에 시합하러 왔을 때 그때는 두 번을 만났다"면서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행정학과 교수였던 김 후보자는 2013년 2학기 '조직관리론' 수업에서 과락 대상자였던 김 선수에게 A+ 학점을 줬다. 이후 그는 2014년 한국외대 총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김 선수가 학교의 위상을 드높인다는 이유로 HUFS 특별장학금까지 지급했다. 당시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김 총장은 김 선수에게 '총장 특별 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학칙과 장학 규정을 무시하고 총 3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학점 특혜'로 학생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하자 김 후보자는 결국 사과했다. 김인경 선수도 결국 학교를 떠났다.
한편 교육부는 해당 건에 대해 2019년 3월 감사에 착수했고, 2020년 2월 3일 김 선수에 대한 학점을 취소하라고 시정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