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부대원들에게 부칠 책에 일일이 서명 - 아들과 함께 불철주야 고생하는 대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쓰고, 그 앞에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붙이니, 이 부대의 슬로건이기도 한 <한 가족 한 마음>과도 걸 맞는 느낌이 들고 '무사기원'의 심정을 담은 아버지의 뜻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 글귀 : <사랑합니다. 000대원惠存 저자 윤승원>윤승원
그러나 최소한의 출판비용 등 부담은 살림하는 아내의 동의가 필요했습니다. 적잖은 부담인 데도 아내는 말리지 않았습니다. 책 속의 어느 한 장면도 남편이 억지로 꾸미거나 건성으로 쓴 것이 아니라, 군대간 자식을 생각하며 때론 눈물로, 때론 한숨으로, 그리고 대견함과 자랑스러움으로 쓴 글이란 것을 아내가 비로소 인정해 주는 것이니,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바쁜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여가 시간 틈틈이 책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봄부터 시작해서 어느덧 가을이 다가오니, 책을 한 권 만드는데 두 계절을 보낸 셈입니다.
여름휴가도 텅 빈 집안에서 혼자 출판 원고와 씨름하는데 고스란히 보냈습니다.
현역 복무하는 아들의 쑥스러움과 부담감
이번에 책을 준비하면서 '산고(産苦)'라는 말을 처음 실감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현역 복무 중인 의경 아들이 아버지의 책에 대한 부담스러움을 말할 때는 고민이 컸습니다.
아버지가 책을 펴낸다는 것, 단체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동료 대원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듯했습니다.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대 생활을 모범적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큰 것 같았습니다. 그런 아들의 염려와 입장은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내 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기위해 그곳에 간 것이 아닙니다. 이른바 사서 고생한다는 '무전여행 떠나듯' 이색 체험을 하기 위해 일부러 그 힘든 곳에 지원하여 간 것도 아닙니다. 인생에서 가장 혈기 왕성한 황금 같은 시기에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수행코자 국가의 부름을 받고 헌신 봉사하러 간 당당하고 자랑스런 젊은이입니다.
그 모습이 장하고 대견하여 아버지가 애써 책으로 엮었는데, 골방 구석에 쌓아 놓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누구보다 아들과 함께 고생하는 중대원들에게 '사랑합니다'란 말을 넣어 택배로 보내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