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에 사는 바람이이성현
6월 8일 맷과 바네사, 그리고 팀원 중 한명인 정석군과 함께 들어간 대추리.
한 달 전 행정대집행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대추분교 운동장 근처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카메라를 포함한 취재도구를 주섬주섬 챙겨서 이것저것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리는 고성.
"바꾸지도 못할 거면서 왜 자꾸 취재는 하고 그래!" 손녀 혹은 손자뻘로 보이는 아이를 업고 계신 동네 주민의 외침.
한국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맷과 바네사도 움찔했다. 하지만 마을로 들어오면서 봤던 논두렁의 철조망과 무너진 흔적만 보이는 대추분교를 보고 설명을 들은 그들 역시, 그녀의 분노를 이해하는 듯 했다.
인터뷰를 했던 마을 회관 2층. 상황실을 지키고 있는 시민활동가이자 3개월 전 대추리로 이사한 이송범(34)씨를 만나 인터뷰 했다. 인터뷰 하면서 지속적으로 들리는 굉음이 있었으니. 바로 헬기소리.
이송범씨는 헬기소리가 새벽 4시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지속된다고 했다. 소리는 꽤나 위협적이고 시끄러웠다. 잠깐 듣는 우리도 이렇게 시끄러운데, 주민들은 오죽할까. 가끔 주민들을 놀리듯이 지붕 위까지 날아다닌다고 했다. 뉴스에서 보기만 하다 직접 경험하니 충격이 컸다. 고작, 헬기소리 하나에도.
대추리에 살고 있는 귀여운 개 바람이.
바람이는 나를 처음 본 순간부터 쫄랑쫄랑 귀엽게 쫓아다녔다. 하얀색 털에 흙을 묻히고 짧은 다리로 토끼처럼 깡충깡충 대추리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바람이는 취재하는 우리 일행을 따라 한 달 전 있던 행정 대집행이후 분교의 흔적을 아무렇게나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쌓여진 콘크리트 조각에서만 자주 보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정겹게 인사하고 반가워서 안기고 파고들었던 바람이. 김지태 이장님이 구속된 뒤라 공기마저 우울한 마을에 밝은 에너지를 풍기고 다니는 것 같았다.
2탄에서 계속.coming soon.
덧붙이는 글 | 서강대학교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하고 있는 4명의 학생들은 (이정석, 이성현, 유대근, 신은조) 이들의 인터뷰 스케줄을 잡는 일부터 인터뷰 과정에서의 통역, 그리고 취재 과정 중에 생기는 에피소드 등의 기사화, 다른 각도에서의 취재 등 이들의 취재활동 전반에 걸쳐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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