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 자이툰 파병 재연장 찬반 묻는 건 잘못?

이계안 의원, 지역단체 질의서 접수 거부하고 "잘못된 행동" 충고

등록 2006.12.22 14:34수정 2006.12.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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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를 진행 중인 강이주씨 ⓒ 정서희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자이툰 파병 재연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것이 과연 잘못된 일입니까?"

22일 오전, 이계안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만난 민주노동당 동작구 위원회 반전위원장 강이주씨의 주장이다.

이날 강씨는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이라크 파병 재연장 찬·반 의견을 묻는 지역단체의 질의서 접수를 거부하고, 면담을 거절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11일,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를 비롯한 11개 지역 단체는 지역구 국회의원(동작갑-전병헌 의원, 동작을-이계안 의원)에게 국회에서 처리 예정인 자이툰 파병재연장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작성, 전달할 예정이었다.

강씨에 따르면 "기한 내, 자이툰 파병 재연장 찬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보내겠다"는 답변과 함께 질의서를 접수한 전병헌 의원실과는 달리, 이계안 의원실에서는 "안건 상정에 대해 찬·반을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고 잘못된 행동"이라며 접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특히 의원실 방문 당시, "이계안 의원과 직접 대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항변했다.

@BRI@'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를 비롯한 11개 지역 단체는 이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계안 의원실 측에 팩스로 전달했다.

이계안 의원실 측은 이에 대해 "내용의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찬·반 의견을 묻는 방식은 잘못된 것이며, 공문을 옳은 방식으로 제대로 써온다면 검토하겠다"는 메일을 보내 왔다고 강씨는 말했다.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 유호근 사무국장은 "일부 국회의원들의 권위적인 발상과 태도에서 비롯된 사태라고 생각한다"며 질의서 접수 당시 의원실 부속 화장실 사용에 대한 문제 또한 제기했다.

이계안 의원실 "의원 화장실 사용, 예의 아니다"

유호근 사무국장이 공개한 이계안 의원실 측 메일에는, 국회의원에게 질의서를 보내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는 내용과 함께 의원실 내 화장실 사용에 대해 "예의가 아니다"고 적혀 있다.

질의서 접수 당시, 이계안 의원과의 면담을 기다리던 중 한 여성 회원이 의원실에 부속된 화장실을 사용한 걸 지적한 것이다.

"의원 개인 사무공간 및 부속 화장실은 의원님의 사적인 공간으로 보좌진들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이며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의원실의 어떠한 공간을 불쑥 사용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메일에는 적혀 있었다.

당시 화장실을 사용했던 이 여성은 "의원실 내 화장실을 의원 개인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그렇다면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참아야 하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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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서에 대한 이계안 의원실 측의 입장 ⓒ 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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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사용 문제에 대한 이계안 의원실 측의 입장 ⓒ 정서희

사실 확인차 전화 통화한 이계인 의원실 이아무개 보좌관은 "남의 집에 놀러가면 대부분 거실 쪽 화장실은 사용해도 안방에 있는 화장실은 사용하지 않는 게 예의"라며 "그렇게 사정이 급했다면 의원실에 들어오기 전, 복도에 위치해 있는 화장실을 사용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질의서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질의서를 접수할 수도 있었지만 정치인으로서 상정 안건에 대해 찬·반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는 생각에 면담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를 비롯한 11개 시민단체들은 이계안 의원의 공식 사과가 있을 때까지 1인 시위나 온라인 항의 등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한편, 정기국회에서 표류하던 자이툰 파병재연장 안은 오늘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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